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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크방

돌아가는 세탁물, 바싹 마르거라

by 김땡땡

광고 아니에요!


비가 자주 오는 요즘 집에 세탁물을 건조하면 꿉꿉한 냄새가 날까 해서, 세탁방에 빨래를 하러 왔어요.

폰으로 쓰다보니 뭔가 어색하네요. 단순히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적는 것인데도 '뭔가 잘 쓰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요. 음.. 가만히 앉아서 넋 놓고서 무엇을 쓸까를 고민하죠.


지금은 조금은 느낌이 달라요, 마치 지인과 스몰토크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건조기를 사용한 후에는 문을 꼭 닫아주세요

옆을 바라보니 저런 문구가 적혀있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쓰고 난 건조기처럼 지난 시간 또한 문을 꼭 닫아야 하는데 말이에요.


아주 어릴 때, 그러니까 대략 10대 후반즈음이었나 봐요. 그 당시에 미래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적어뒀어요.

물론 몇 번의 이사를 하며 그 편지는 분리수거 되어버렸죠. 어렴풋이 기억을 되살려보면 '과학과 수학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라고 적었던 것 같아요. 절반은 이룬 걸까요? 백수이긴 하지만 그간 해온 일이 구조물을 계산하고 안전한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일이었으니, 절반쯤은 이룬 것 같네요.

그 외에는 뭐가 있었는지 어떤 편지를 적었던 건지 기억이 전혀 나지가 않네요.


사용한 종이섬유유연제는 휴지통에 버려주세요


지나간 기억과 그때의 나 또한 어디론가 지워진 거겠죠.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건 아니에요. 지금의 나는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내가 되었을 테니까요.




짤막한 기억이 하나 떠올랐어요. 아니, 그새에 까먹었어요.

어디 보자, 어디에 있던 기억이던가.

어라, 세탁이 되었네요. 이제 건조기에 돌려놓고 다시 적어볼게요. 잠시만요.


아! 어제 저의 브런치에 '찰흙'을 소재로 해서 시를 한편 적어뒀어요.

그 시의 마지막 구절을 보면 이렇게 적어두었어요.

말라붙은 '웃음'이 남은 그날의 요람에
네가 건넨 '찰흙'을 담아 '너'를 기다릴게

기다리고 염원하던 건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일지도 몰라요.

내가 담아둔 찰흙은 생계를 벗어난 그 무언가를 하는 모습이었을지도 몰라요. 어라? 그럼 난 이 글을 읽는 그래요, 맞아요 고개 돌리지 마세요, 당신을 기다렸다는 건데.. 혹시나 우연히라도 마주치게 된다면 밥 한 끼 사겠습니다. 예 진짜입니다. 기다린 사람들을 찾았으니 대화를 나눠봐야죠.


어떻게 알아보냐고요?

내적 친밀감으로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성경에도 있잖아요.

마태복음 14:31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그를 붙드시고 이르시되 ‘믿음이 작은 자여, 어찌하여 의심하였느냐’ 하시니라”


슬슬 저 또한 이 글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깊은 의문이 듭니다. 두서가 없고 매락도 없으니 말이에요.

애초에 제가 건네받은 찰흙은 중국산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피어오릅니다.


이제 건조가 끝나가는 듯합니다.

비가 잦은 10월입니다. 다들 우산 꼭 챙기시길 바래요.

이만 줄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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