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를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온전히 내어 맡길 수 없고,
서성이다가도 결국 돌아오는 길은 혼자가 된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도 더 깊이 외로워질 때가 있고,
차라리 혼자 있는 편이 덜 아픈 순간도 있다.
그럴 때면 나 자신조차 나를 위로하지 못해
더 큰 무게로 짓눌리기도 한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왜 나는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을까.
왜 나는 늘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까.”
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 침묵 속에서 더욱 깊은 고립을 맛보아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주 작은 깨달음이 찾아왔다.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나는 무너져 내리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었다는 것.
어쩌면 기댈 곳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를 지탱하며 버텨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기댄다는 건 꼭 누군가의 어깨일 필요는 없었다.
작은 커피 한 잔, 오래된 노트 한 권,
잠시 걸음을 멈춘 저녁 하늘,
그리고 무너질 듯한 마음을 다독이며 써 내려간 글.
그 순간들이 나를 붙잡아 주었다.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이
내겐 하루를 견디게 한 조용한 기둥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기댈 곳이 없다고 절망했던 순간조차
사실은 내가 나에게 기대고 있었던 시간이라는 것을.
넘어지지 않고 하루를 버텨낸 나,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려 애쓴 나.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같은 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 기대고 싶지만 쉽지 않은 마음,
혼자라서 두려운 순간,
그럼에도 살아내야 하는 하루.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기대며 걸어간다.
기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가 오늘을 버텨냈으니 내일도 살아낼 수 있다고.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고단한 시간이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순간으로 이어지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누군가에게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조용히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