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마음이 무너진다.

밤은 나를 가라앉히고, 질문만 남겼다.

by 서쪽창가

낮에는 어떻게든 움직였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해도,
해야 할 말을 하고,
정해진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게 버티는 법이었다.

가까스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기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조금만 더 앉아있을 힘도 없어
그대로 쓰러져 잠들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잠은 쉬는 게 아니었다.
눈을 감은 채,
오늘 하루 억지로 세운 벽들이
소리도 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밤,
불 꺼진 무대 위에
나 혼자 남는다.
관객도, 대사도, 박수도 없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나조차도 놓아버린다.
몸은 쉬는데, 마음은 더 지쳐간다.
새벽이 오면,
다시 눈을 뜰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또 밤이 오기를 기다린다.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 시작된 걸까.
늘 같은 질문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