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데 자꾸 울고 싶다.

버티는 건 잘하는데, 행복해지는 건 어려워

by 서쪽창가

어릴 땐 어른이 되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다.
슬퍼도 참을 수 있고, 아파도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살아왔다.
참는 게 어른스러운 일인 줄 알고,
웃는 얼굴로 넘어가는 게 잘 사는 일인 줄 알고.

그런데 요즘 자꾸만 울고 싶어진다.
출근길, 햇살이 창에 비칠 때도.
저녁 무렵 아무 말 없이 식탁에 앉아 있을 때도.
심지어 아무 일도 없는 밤,
불을 끄고 누워 가만히 눈을 감으면
눈물부터 흘러내린다.

나는 왜 이렇게 무너지는 걸까.
누구한테 기대고 싶어도
"힘들다"는 말조차 함부로 꺼낼 수 없는 나이.
말해봤자 달라질 것 없고,
도리어 걱정만 안겨줄까 봐
애써 괜찮은 척,
괜찮지 않은 나를 숨긴다.

가끔은 그런 내가 너무 안쓰러워서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말 걸어본다.
"오늘도 잘 버텼어."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야."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특별한 걸 바란 게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게, 아무 일 없이
아침에 눈 떠서 밥 먹고,
일하고 돌아와 아이들과 웃고,
잠드는 하루를 꿈꿨을 뿐인데.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나의 가장 큰 소원이 되어버린 지금,
나는 매일 버티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누군가는 말한다.
“울지 마.”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그 말이 꼭 위로처럼 들리진 않는다.
내 감정을 멈추라는 말처럼 느껴져서,
내가 잘못된 것처럼 느껴져서 더 외롭다.
그럴 때는 그저 이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래, 얼마나 힘들었어.”
“그래도 여기까지 왔네.”
“울어도 돼.”

어른이라도, 아니 어른이기에
마음이 아플 때가 더 많은지도 모른다.
책임이라는 말 앞에서
늘 나를 마지막에 두는 삶.
그 속에서 지켜낸 하루들이
참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견뎌낸 나에게
이 말을 남긴다.

“수고했어. 정말 잘 버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