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추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삶.
나는 늘 숨길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말하고 싶어도 차마 내뱉지 못했고,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끝내 삼켜버렸다.
드러내는 순간 더 상처받을까 봐,
알려주는 순간 더 무너질까 봐
결국 감추는 쪽을 택해버렸다.
처음에는 그저 순간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었는데,
언젠가부터 그것이 내 습관이 되어버렸다.
마음속에서는 수없이 울부짖으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웃어야 했고,
마음과 몸은 무너져 가는데도
괜찮다고, 별일 없다고 대답하는 게 익숙해졌다.
숨긴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처음엔 나를 지키기 위해 감춘 거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감춤이 나를 더 옥죄었다.
다른 이들에게만 감춘 게 아니라,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조차도 감추고 있었는지 모른다.
아픈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나는 나조차 속이며 살아왔던 걸까.
그러다 보니 웃는 얼굴 뒤에는 늘 울음이 있었고,
“괜찮아”라는 말 뒤에는 늘 무너짐이 있었다.
그렇게 감추고 숨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내 진짜 얼굴이 무엇이었는지조차
헷갈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 과정에서 내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 삼켜버린 침묵은
때로는 차가운 벽이 되었고,
속마음을 감춘 습관은
날 아끼던 사람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나는 그저 나를 지키려 했을 뿐인데,
내가 꾹 삼킨 말들이 칼날이 되어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베고 지나갔음을
이제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숨길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고,
숨기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이었다.
그러나 글을 쓰는 이 순간만큼은
조금은 솔직해져도 될까?
조금은 드러내고 싶다.
비록 완전히 다 보여줄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나는 이렇게 버티며 살아왔다”는 고백을 남기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을 버틸 힘이
나에게는 되어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