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자국 옆에서

일곱 번째 펀지 함께 걷는 길 위에서

by 서쪽창가

사랑하는 너희에게.

돌아보면, 우리는 늘 길 위에 있었구나.
처음 네가 내 손을 꼭 잡고 한 걸음을 내디뎠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동반자를 얻은 기분이었어.
작은 발자국 옆에 내 발자국이 나란히 찍히던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선해.

너희와 함께 걸어온 길에는
수많은 ‘처음’들이 있었어.

아장아장 첫걸음을 떼던 날,
넘어질까 봐 두 손을 벌려 기다리던 순간,
내 심장은 세상 누구보다 빠르게 뛰었지.
그 작은 발걸음 하나가
엄마에게는 우주만큼 큰 기적이었으니까.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던 날도 아직 또렷해.
내 손을 꼭 붙잡고 있다가
결국 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너희들.
돌아서 나오는 내 발걸음이
얼마나 무겁고 서러웠는지 몰라.
그때의 나는 너희보다 더 울고 있던 사람이었을 거야.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한껏 긴장한 얼굴로 내 손을 놓고
조심스레 교실로 들어가던 네 뒷모습을 보며
나는 또다시 마음속으로 울었어.
이제 너는 더 큰길을 걷기 시작했구나,
나는 그저 네 곁에서 묵묵히 발자국을 맞추어야겠구나,
그렇게 다짐했던 날이었지.

어느 날은 무겁게만 느껴지던 길이 있었고,
어느 날은 걷는 것조차 버거운 날도 있었지만
너희와 함께 걷는 그 길 위에서는
끝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어.

너희는 가끔 앞으로 달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뒤돌아 내 손을 찾기도 했지.
그 모습에서 나는 삶의 진실을 배웠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서로의 발걸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걸음이라는 걸 말이야.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나도 몰라.
그러나 분명한 건,
나는 너희와 함께 걷는 한
그 길이 두렵지 않다는 거야.

혹시 힘들어 주저앉는 날이 오더라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 함께 걸어갈 거야.
그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방식이었으니까.

그러니 너희도 기억하렴.
언제나 네 곁에는 같은 길을 걷는 내가 있다는 걸.
너희의 발자국 곁에는 늘 내 발자국이 함께한다는 걸.

지금은 한없이 초라하고 부족한 엄마일 테지만,
언젠가 그 길 위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엄마가 되어 기다릴게.

늘 사랑으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