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웠던 사람들과 멀어질 때,

멀어져야 비로소 이해하는 순간들,

by 서쪽창가

가까웠던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일은
언제나 조용히 시작되더라.
처음에는 대화가 조금 줄고,
그다음에는 연락이 뜸해지고,
어느 순간 마음이 먼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서로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달라진 마음의 속도가
우리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데려가는 날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이렇게 멀어지는 일이 두려웠어.
잡아야 하나,
말을 꺼내야 하나
혼자 마음을 몇 번이고 뒤집어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았다.
가까웠던 사람들이
언제까지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걸.
마음도 관계도 시간처럼 흐른다는 걸.

그리고 또 하나,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진실이 있었다.
언젠가 꼭 다시 만나게 될 사람은
멀어졌다가도 결국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것.
어떤 인연은 끊어지는 게 아니라
잠시 멀어질 뿐이라는 걸
몇 번의 이별 끝에서야 알게 되었다.

멀어지는 걸 인정하는 건
포기가 아니라 성장이라는 걸.
그 사람도 나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멀어질 때 비로소 보이는 마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내게 남겨준 것,
그리고 내가 그 사람에게 남겨놓은 것.
함께였던 시간들이
사라진 게 아니라
내 안의 조용한 자리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거리가 생긴다고 해서 두렵지 않다.
누군가와 멀어지는 건
그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는 뜻일 뿐이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인연이 닿아 있는 사람이라면
길이 달라져도, 시간이 흘러도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걸.

가까웠던 사람에게서 멀어질 때,
나는 또다시 마음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