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로서, 미련을 지우는 연습
한 직장에서 20년을 버텼습니다. 20년 근속 표창패도 받았습니다.
차 안 트렁크 어딘가에서 굴러다니고 있는 그 표창패를 열지도 버리지도 못하고
하루 하루 무거운 짐처럼 넣어두고 있습니다.
'나' 존재에 대해 질문합니다.
무엇이 너를 그 안에 머물게 했느냐고?
벗어나고 싶지 않냐고?
대답합니다.
이제야 알겠다고, 벗어나고 싶어했는데, 미처 알아채지 못하였다고 말입니다.
누군가, 퇴사를 결심할 때,
나는 그저 남의 일인줄 알았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퇴사하면 되지." 라고 말할 때
'남 얘기라고 그리 쉽게 하냐? 재수없다' 속으로 대답했었던 저입니다.
그러던 제가
이제
놓아버려도 된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길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길은, 또 언제나 있습니다.
다만, 내가 두려워서 내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절실하지 못함이
저의 20년을 만든 걸까요?
무의미하게 하루 하루를 맴돕니다.
아무 의미 없이 나를 허비합니다.
펑펑 울어도 비워내지 못하는 이 주체없음에
나는
조금.
힘이 든가 봅니다.
미련을 조금씩 거두어 보고
미련을 조금씩 버려 보고
미련을 조금씩 덜어내어 보려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