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3] 설레임, 기다림

마음 설레는 시간들

by 봉자필름

"아 신난다"

짐을 싸면서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터져나왔습니다.

듣던 남편이 짜증을 냅니다.

공부하러 가는 거냐, 놀러 가는 거냐...


어느새 대학원 4학기 겨울을 맞이합니다.

해야할 연구와 읽어야 할 자료는 준비가 매우 미흡합니다.

소란스럽던, 요란스럽던 가을이 지나면서

아무 것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설레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내내...


짐을 풀고, 대학원 앞 유명한 파닭집에서

맥주를 홀짝입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딱 500 한 잔에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공유합니다.

가득찬 잔에

내 다짐도 가득히 담아봅니다.


술자리를 파하고 나오는 밭두렁 위로

산등성이 위로

겨울 카시오페이아 별자리가 선명합니다.

어디서나, 누구나, 볼 수 있는 카시오페이아에

문득

마음을 전해봅니다.


그렇게 기다립니다.

단단해진 내 마음을 담아서

준비되어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론은 이론일뿐, 현실이 아니라는 뼈아픈 말이 맴돌지만

이론이 탄탄해야 현장에서 배짱이 생깁니다.

목적도 목표도 없는 실천은

소모만을 남기니


대학원의 시간들이 나에게는

이를 준비할 기다림이 됩니다.

그게 무엇이든, 어디이든,

준비될 그 시간과 공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