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설레는 시간들
"아 신난다"
짐을 싸면서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터져나왔습니다.
듣던 남편이 짜증을 냅니다.
공부하러 가는 거냐, 놀러 가는 거냐...
어느새 대학원 4학기 겨울을 맞이합니다.
해야할 연구와 읽어야 할 자료는 준비가 매우 미흡합니다.
소란스럽던, 요란스럽던 가을이 지나면서
아무 것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설레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내내...
짐을 풀고, 대학원 앞 유명한 파닭집에서
맥주를 홀짝입니다.
잘 마시지도 못하는, 딱 500 한 잔에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공유합니다.
가득찬 잔에
내 다짐도 가득히 담아봅니다.
술자리를 파하고 나오는 밭두렁 위로
산등성이 위로
겨울 카시오페이아 별자리가 선명합니다.
어디서나, 누구나, 볼 수 있는 카시오페이아에
문득
마음을 전해봅니다.
그렇게 기다립니다.
단단해진 내 마음을 담아서
준비되어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론은 이론일뿐, 현실이 아니라는 뼈아픈 말이 맴돌지만
이론이 탄탄해야 현장에서 배짱이 생깁니다.
목적도 목표도 없는 실천은
소모만을 남기니
대학원의 시간들이 나에게는
이를 준비할 기다림이 됩니다.
그게 무엇이든, 어디이든,
준비될 그 시간과 공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