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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지 Jul 30. 2021

불평을 그만두기로 했다. Day2

생각 감시자와의 만남

불평으로 인해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7월 말의 폭염 날씨가 나의 불평으로 인해 갑자기 겨울의 한파가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불평한다고 상대가 바뀌지도 않는다.  오히려 불평으로 인해 내 기분의 주파수를 부정적인 채널에 맞춘다고 생각하니 불평은 코로나바이러스만큼이나 피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평으로 인해 상황이 혹은 상대가 변화될 리 없으니,  "나"를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불평 그만두기이다. 


오늘은 불평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두 번째 날이다. 


불평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내가 나를 감시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머릿속으로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 하나하나를 "이건 불평인가 아닌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불평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저녁, 영화 한 편을 봤고 영화는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 영화 어땠어?라는 질문에 "전 편보다 별로였어"라고 말하면서 '이건 불평인가?"를 순간 생각하게 되었다. 내 생각을 내가 검열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어쨌든 불평을 그만두고 실천하기로 결심하였으니 나만의 "불평"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았다. 부정문으로 문장이 완성된다고 해서 무조건 불평이라고 치부하면 나는 평생 입을 닫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싫은 건 싫다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건 "불평"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평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불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골돌이 생각해 보니 불평이란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 뒤에 함께 따라오는 감정의 넋두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서 "그 영화 별로였어"라는 문장은 영화에 대한 주관적인 비판이다. 다만 이 뒤에 "아, 영화 괜히 봤네, 시간 아까워" 혹은 "도대체 영화를 왜 이따위로 만드는 거야?"와 같은 감정이 섞인 표현은 불평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영화를 시청한 시간을 돌릴 방법이 없는데 "시간 아깝다"라고 불평하는 것은 아무런 보상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의미 없이 영화감독을 비난하는 것도 도움이 안 된다. 영화감독이 나의 불평하는 독백 소리를 마법처럼 듣고 내 구미에 맡는 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 주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불평을 그만두기 시작한 두 번째 날에 나는 나만의 불평에 대한 정의를 세웠다. 


먼저 국어사전에서는 불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마음에 들지 아니하여 못마땅하게 여김. 또는 못마땅한 것을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냄.


영어사전에서 말하는 complain은 조금씩 다른 뜻이 있으나, 한국어에서 말하는 불평과 비슷한 정의는 아래와 같다. 


 to tell someone that something is wrong or not satisfactory, and that you are annoyed about it. 

누군가에게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하고, 그것에 대해 짜증이 난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눈에 띈 단어는 바로 "짜증"과 관련된 부분이다. 잘 못 되었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정중하게 변화를 요청하지 않으면서 단지 짜증스럽게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나만의 불평 정의를 도출하였다. 


나만의 불평 정의  


1. 비판과 불평은 다르다. 

2. 불평이란 감정이 실린 넋두리다. 

3. 불평이란 변화나 실천 없이 의미 없이 부정적인 말만 내뱉는 것이다. 

4. 주로 불평하는 소리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조성한다. 불평은 정중하지 않고 차분하지 않으면서 얼굴에 짜증기가 다분하다. 


즉 불평은 변화나 실천을 정중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넋두리하듯이 부정적인 감정을 내뱉는 말이라고 스스로 정의 내렸다. 


불평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두 번째 날은 불평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세움으로써 나름 뿌듯하게 흘러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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