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말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짓말해본 적 있어?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거짓말을 해 본 적 없어. 오리너구리는 태생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도록 진화했거든.
신기하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마! 당연히 거짓말이야.
우리는 태어나서 정말 많은 거짓말들을 하고 살아. 그래서 그런지, 거짓말을 하는데도 익숙하고 동시에
거짓말을 듣는데도 익숙해
그래서 우리는 말에 잘 설득되지 않아. 상상해 봐 남의 말을 잘 믿는 한 사람을. 아마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사기당해 빈털터리가 됐겠지.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사기꾼 말에 쉽게 속아 넘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럼 우리는 도대체 무엇에 설득되는 것일까? 우리는 언어보다는 언어가 아닌 것에 의해 설득 돼. 몸짓, 표정, 말투, 리듬, 억양, 눈 떨림, 권위 등에 의해 설득되지. 근데, 인쇄물 같은 곳까지 범위를 넓히잖아? 그러면 색감, 폰트, 사진, 음악까지 전부 설득의 도구가 돼.
내가 예시를 몇 개 들어볼게.
이 사진 본 적 있어? 트럼프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것을 TV로 찍은 모습이야. 근데 조금 이상하지 않아? 왜 듣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하지 않고 연설하고 있을까? 우리가 얘기를 할 때 마주 보면서 얘기하는 게 정상이잖아?
트럼프는 지금'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너도 나를 지지하라'라고 말하고 있어. 근데 이 말을 자기 입으로 얘기하고 있지는 않고 뒤에 있는 지지자들을 통해 얘기하고 있는 거야. 사진을 보면 트럼프의 말을 저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우리는 타인이 좋다고 하는 것을 따라 좋아하기 쉽다 보니 저런 사진을 사용하면 무의식적으로 그의 말이 믿음직하다고 믿게 돼. 그래서 연설을 할 때, 지지자들을 등지고서 얘기하는 것이야.
헌팅 상황에서는 어떨까? 마찬가지야. 작업 멘트는 큰 효과가 없어. 런던대학교에서 헌팅에 관한 연구를 한 적이 있어. 작업 멘트형(여기 날개 없는 천사가 있네요.), 단도진입형(안녕하세요. 여자 친구 있어요?), 품위 유지형(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으로 작업 멘트를 나눠서. 무작위로 헌팅을 시켜 보았지. 그러자 가장 헌팅 확률이 높았던 것은 단도진입형이었어. 그러니깐 이미 작업을 걸로 가는 3초 동안 번호를 줄지 안 줄지 정해져 있다는 말이야. 그 3초 동안 보는 게 뭐겠어, 얼굴, 표정, 몸짓 등이겠지. 작업 멘트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의사소통을 할 때 언어로는 20%밖에 의미를 전달하지 않아. 나머지 80%는 전부 몸짓, 언어, 표정으로 얘기해. 따라서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언어 외에 부분을 더 신경 써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인간관계, 또는 마케팅을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