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

독서 감상문 - <작은 것이 아름답다>

by 오또쭈

무엇이 아름다울까?


슈마허는 성장과 효율에 관한 세속적인 허상을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경제 대안들을 제시하였다.

이 대안들은 모두 매우 현 사회를 갉아먹는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전략들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 책조차 인간 중심적이지 않다.

인간을 위하기 위해 어떠해야 할까?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놓친 그 핵심에 대한 나의 생각을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설명할 것은 왜 슈마허의 관점이 인간적이지 않은지이다.

슈마허가 경계하는 것은 물질주의이다. 물질주의에서 인간이 타락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회의 구성원들을 거대한 시스템의 작은 부품에 불과하도록 만드는 거대주의를 비판한다.

그는 덩달아 과학을 비판하는데,

과학을 통해서만 인간을 본다면 인간은 그저 분자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이 구원이라고 생각하는가?

진리, 아름다움, 선

그는 이 세 가지가 작은 것을 추구하는 길이라 주장한다.

지혜와 정의와 용기와 절제라는 교리를 강조한다.


인간적이다.

그렇다면 그것들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것이 없는 사람은?

그래도 인간적일 것이다.


슈마허의 오류는 책의 제목에서부터 시작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정녕 작은 것만 아름다울까?

그가 작은 것과 큰 것을 어떻게 구별하냐면

큰 것은 과학이나 기술 같은 인간을 무시하는 것, 추한 것

작은 것은 자연이나 도덕 같이 인간과 함께하는 것, 아름다운 것.

작은 것은 그에게 고유한 것이다.


이것은 인간을 무시하는 것이다

저런 형이상학은 인류를 침해하는 것이다.

큰 것이 아름다우면 어떡할 것인가? 악이 아름답다면 어떡할 것인가?

사회를 고정한다는 건, 사람들이 하나의 가치관만 믿도록 한다는 것이다.

슈마허는 사회가 세속적인 방향성으로 고정되어 있음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똑같은 일을 한다

비세속적인 방향성으로 사회를 고정해 버렸다.


미술품의 아름다움보다 아편의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비인간적일 수 있겠는가?

따뜻한 한옥보다 저 까무칙칙하고 하늘로 솟구친 콘크리트 빌딩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나는 항상 경주보다 울산을 사랑했다.


사람마다 원하는 건 다르기 마련이다

큰 것을 사랑할 수도, 작은 것을 사랑할 수도 있다.

과학은 우리의 본질이다.

우리는 과학적으로 어떠한 행동만을 하기로 태어났다

우리는 자가 복제하는 분자 덩어리에 불과하다.

그러면 행복할 수 있다.


우리의 본질이 그저 원자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염세적인 것일까?

우리 자신들의 가치를 격하시키는 행위일까?

여기 책의 한 구절이 있다.


“저 위대한 마르크스 박사조차 이른바 ‘노동가치론’을 정식화하면서 이와 같은 엄청난 오류에 빠졌다.”


저거다!


두 번째로 설명할 것은 슈마허의 관점을 대체할 방법이다.


슈마허가 저런 말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는 환경이 제공하는 고유한 자본을

인간의 노동을 통한 생산물보다도 우선시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저런 ‘고유한’ 것은 인간을 무시하는 것이다

비세속적이든 세속적이든

사회를 고정하는 순간 똑같이 억압이다.

반면 노동은 그렇지 않다.


슈마허가 오해하는 것은

노동이라는 가치가 세속적인 허상에 불과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노동은 물질적일 수도 물질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 중심적인 것이다.

노동이 자연보다 왜 더 중요한지 설명해 보겠다.


세속적이든, 비세속적이든 그것들은 하나의 방향성이다.

이 방향성은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는 그냥 말 그대로 가치이다.

국어사전에서 적혀있는 대로


1. 사물 및 일의 중요성이나 의의


2. 인간이 마땅히 규범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옳은 것이나 바람직한 것 (이거는 조금 애매해요…. 일단은 무시!)


3. 상품이나 재화의 효용


이게 다 같은 말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큰 것이 아름다운 사람의 가치를 침해한다.

가치들이 대립하고 싸우면

가치가 같은 사람들끼리 집단이 생긴다

이때 집단끼리 서로 계급이 생기고 서로 다른 집단과 투쟁하게 된다. (변증법적 유물론)


이런 계급투쟁을 좋아할 사람이 있는가?

이런 갈등이 지속되는 사회는 혼란이 일상일 것이다.

또, 설령 당신이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더라도

당신이 속해있는 다수의 계급이 당신과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면 당신은 소외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외받는 이방인으로 전락하거나

자신의 본성을 억누르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없어도 마찬가지로 불행할 것이다.

항상 소외받을 수 있다는 걱정에 불안감을 앉고 살 것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공리주의는 언제든지 자신이 소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낳는다.


나는 플라톤의 철인 정치의 개념을 사랑했다

민주주의보다도 레닌주의가 낫다는 한심한 생각을 하였었다.

철인 정치란 철학자들이 통치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이렇게 하나의 가치만을 주입하는 국가는 다른 계급들의 가치를 침해한다.

그 국가가 마치 소설 1984처럼 아무리 비밀경찰을 개설하고 감시하더라도

결국 가치를 억압받는 사람들의 계급투쟁은 막지 못할 것이다.


이제 본 주제로 돌아와 방금까지 설명했던 것들을 가지고 왜 노동이 자연보다 중요한지를 설명하겠다.

우리는 이미 슈마허와 같은 생각이 계급투쟁을 발생시킴을 알게 되었다.

고로 일단 자연을 우선시하는 것은 좋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노동은 아직 살펴보지 않았다.

노동이 중요한 이유는, 노동을 우선시하는 생각은 오히려 계급투쟁을 없애기 때문이다.


노동은 가치생산물을 만드는 행위이다.

가치생산물이란, 말 그대로 어떤 사람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생산물이다.

이 가치생산물이 그냥 자연에서부터 나오는 가치와 다른 점이 있다

생산물의 가치는 자연의 가치와 달리 교환이 가능하다!


자연에서 나오는 가치는 슈마허가 말하는 것처럼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 같은 게 있다

도덕이나 환경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어서 통념이 되기에 불가능함을 이미 앞서 짚었었다.

굶주린 사람에게 빵을 주는 대신 종교 얘기를 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통념이 되지 못하는 것은 서로 교환도 할 수 없다.


하지만 가치생산물은 다르다.

물론 가치생산물도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하지만 가치생산물은 교환할 수 있다.

무엇으로? 돈으로!

교환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

교환을 통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환은 그야말로 공정하게 그만큼의 값어치만 교환하는 것이다.

불공정한 교환은 사실 교환도 아니며 서로의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다.

가치 침해 = 계급투쟁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넘어가자.


노동이란 이러하기에 중요한 것이다.

부, 기술, 공장, 핸드폰, 음식과 같은 물질적인 것부터 예술, 음악, 문화와 같은 비물질적인 것들

심지어 자연과 도덕과 종교 같은, 노동을 통해 생산되지 않는 고유한 것들까지

모두 노동을 고려해야지만 가치를 침해하지 않는 형태가 된다.

환경 보호를 단순히 자연이 아름다우니까 한다면 가치 침해이다.

반면 환경 보호를 해야 사람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으니까 한다면

그것은 나와 모두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사람은 노동을 통해 서로의 가치가 되기에

사람을, 생명을 보호하는 건

즉 노동을 보호하는 것이다

노동은 나의 가치이기에 보호해야 한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때는 이러한 논리로

노동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노동을 위해 움직이는 사회보다

노동자들의 평등을 위해 움직이는 사회보다

인간중심적인 사회가 있겠는가?


슈마허는 세속적인 것과 비세속적인 것 중에서 순위를 매긴다.

그는 형이상학을 찬양한다.

하지만 그렇게 순위를 매기는 건 가치 침해이다.

대신 세속적인 것과 비세속적인 것 모두를 고려하는 핵심적인 가치

노동이란 매우 매우 가치를 존중하는

인간중심적인 것이다.


내가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건 이제부터이다

내가 제목을 저렇게 정한 이유를 이제야 드러내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설명할 것은 내가 글을 시작하며 쓴 질문에 관한 것이다


무엇이 아름다울까?

아름다운 게 무엇인지 설명하겠다.


우리의 본질이 자가복제하는 분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절대로 염세적으로 받아들일게 아니다.


우리가 우주먼지이기에

우리가 동물에 불과하기에

우리에게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노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노동보다 인간중심적인 건 없다

고로 과학은 인간성의 격하가 아니다

과학은 사랑이다

나를 사랑하는 것!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노동하기에 완벽하다

인간은 어떻던

뭘 하던

완벽하다


우리에게 ‘우월한’ 가치는 필요 없어요

우리는 우상을 숭배하지 않아도 되어요

중요한 건 당신이 당신이라는 사실이에요

뭐가 크고 뭐가 작은지 대신 정해줄 사람은 없어요

것이 아름다워

것은 아름다우니까

그대로 있어도 되고

바뀌어도 되고

회귀해도 돼요

중요한 거는

아름다운 건

당신이야

당신은

완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