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
지민이의 친구 소연이가 집에 놀러 왔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다가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가면 안 되는 우리 부부의 침실에 들어갔다. 그러다 불행히도 내가 아끼는 꽃병을 깨뜨리고 말았다. 나는 마침 소연이 어머니와 집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이들은 당황해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어떡하지?" 지민이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소연이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엄마한테 혼날 거야..."
"그래도 말해야 하나?" 지민이가 고민했다.
두 아이는 잠시 침묵했다. 그때 현관문 소리가 들렸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아이들의 표정이 어색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지민이는 주저하며 대답을 망설였다. 나는 직감적으로 뭔가 있었음을 알아챘다.
"지민아, 무슨 일 있니?" 내가 물었다.
"아... 아니에요." 지민이가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소연이 어머니와 눈빛을 교환한 후, 우리는 아이들을 각각 다른 방에 따로 두기로 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지민이의 방:
지민이는 혼자 방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 '사실대로 말하면 엄마한테 혼날 거야. 하지만 거짓말하면 더 큰 일이 될 수도 있어...' 지민이는 떨리는 손으로 두 가지 선택지를 적었다.
진실을 말한다: 엄마에게 혼나지만, 양심의 가책은 없다.
거짓말한다: 당장은 혼나지 않지만, 나중에 들통 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연이의 방:
소연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이야기하면 지민이가 화낼까? 하지만 지민이가 먼저 이야기하면 나만 거짓말쟁이가 될 수도 있어...'
두 아이 모두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리고 둘 다 같은 생각을 했다. '만약 우리 둘 다 거짓말을 하면, 엄마들이 우리를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볼 거야. 그럼 앞으로 더 힘들어질 수도 있어...'
30분 후, 나는 아이들을 거실로 불렀다. "자,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볼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두 아이가 입을 열었다.
지민이: "엄마, 사실은..." 소연이: "아주머니, 제가..."
두 아이 모두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들은 침실에 들어간 것, 꽃병을 실수로 깨뜨린 것, 그리고 이를 숨기려 했던 것을 고백했다.
"죄송해요, 엄마." 지민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저도 정말 죄송해요." 소연이도 고개를 숙였다.
나는 잠시 엄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너희들이 정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물론 침실에 들어가거나 물건을 깨뜨린 것은 잘못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너희가 용기를 내어 진실을 말해준 거야."
소연이 어머니도 거들었다. "그래, 정직은 정말 중요한 가치란다. 너희가 서로 의지하며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게 자랑스럽구나."
아이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 더 큰 문제가 생겼을 거예요," 지민이가 말했다.
"맞아요. 그리고 서로 믿지 못하게 됐을 거예요," 소연이가 덧붙였다.
"엄마들이 우리를 계속 의심했을 거예요." 지민이가 조용히 말했다.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럼... 거짓말한 사람만 더 크게 혼났을 것 같아요," 소연이가 말했다.
지민이도 동의했다. "그리고 우리 사이도 안 좋아졌을 거예요. 서로 믿지 못하게 되고..."
"맞아," 내가 말했다. "한 명만 거짓말을 하면, 그 아이는 친구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배신감을 느낄 수 있어. 그리고 정직하게 말한 아이는 친구를 원망할 수도 있겠지. 결국 둘 다 불행해질 수 있어."
"하지만 너희는 서로 협력하여 진실을 말했고, 그 결과 우리 모두가 이 상황을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됐어. 이처럼 협력과 정직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해."
"엄마, 우리가 정직하게 말했으니까 벌은 없는 거예요?" 지민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벌은 없어. 하지만 우리 함께 새 꽃병을 사러 가는 건 어떨까? 그리고 앞으로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갈 때는 꼭 허락을 받아야 해."
아이들은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또 하나 배운 게 있어," 내가 말을 이었다. "때로는 당장은 편한 선택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어. 거짓말을 하면 당장은 혼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후에는 계속 불안해하고 서로 믿지 못하게 될 수 있지."
소연이가 물었다. "그럼 항상 정직해야 해요?"
"그럼 이제 우리 다 같이 꽃병 조각을 치우고, 새 꽃병을 사러 가볼까?" 내가 제안했다.
아이들은 기쁘게 동의했다. 우리는 함께 청소를 하고 새 꽃병을 고르러 갔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책임감과 협력의 중요성을 배웠고, 우리 모두는 이 경험을 통해 더 가까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민이가 물었다. "엄마, 우리가 오늘 배운 걸 다른 데서도 쓸 수 있을까요?"
나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학교에서 친구들과 지낼 때도, 나중에 커서 일을 할 때도 정직과 협력은 매우 중요해. 이런 가치를 지키면 항상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그날 저녁, 지민이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오늘 나는 정직과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어. 때로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옳은 일을 하면 결국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온다는 걸 알게 됐어. 앞으로는 더 용기 있게 행동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살아갈 거야! 그리고 엄마, 아빠의 믿음을 계속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죄수의 딜레마는 게임 이론의 유명한 예시로, 두 사람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때 오히려 둘 다에게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이론의 기본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두 명의 범죄 용의자가 체포되어 별도의 취조실에 수감됩니다. 검사는 둘 모두에게 같은 제안을 합니다. 만약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배신하고 유죄를 인정하면, 배신한 사람은 풀려나고 배신당한 사람은 10년형을 받습니다. 둘 다 서로를 배신하면 각각 5년형을 받고, 둘 다 침묵하면 각각 1년형을 받습니다.
이 상황에서 개인의 최선의 선택(배신)이 전체적으로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 한 번의 게임을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실제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이 반복되는 게임의 형태를 띱니다. 반복 게임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로버트 액셀로드의 연구에 따르면,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 전략은 첫 번째에는 협력하고, 그 이후에는 상대방의 이전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매우 비슷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같은 사람들과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를 대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협력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행동경제학은 이러한 게임 이론의 결과를 실제 인간의 행동과 비교 연구합니다. 1970년대부터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했고, 2002년 다니엘 카너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면서 행동경제학이 주류 경제학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 실제 인간은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으며, 감정, 직관, 사회적 규범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단 한 번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도 협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순수한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한다면 비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규범, 도덕성, 장기적 관계 등을 고려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행동경제학의 이러한 발견들은 경제 정책, 기업 전략,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효과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심리를 더 깊이 이해하여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팀 프로젝트에서 모든 구성원이 열심히 일하면 좋은 결과를 얻지만, 한 사람이라도 무임승차하려 들면 전체 결과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국 모두가 협력하는 것이 각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죄수의 딜레마와 행동경제학의 연구 결과는 단기적인 개인의 이익과 장기적인 공동의 이익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는 경제 정책, 기업 전략, 그리고 개인의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지민이와 소연이의 이야기처럼, 우리 삶에서 정직과 협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거짓말이나 배신이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정직하고 협력적인 태도가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이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중요한 원칙이 됩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가치를 가르치고, 스스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지민이와 소연이가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처럼, 정직과 협력의 가치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