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상 (裂傷)

by 시숨

칼에 베인 검지


열린 상처의 틈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됐지

약해 보이던 피부가

실은 미세한 주름의 실로 꿰어 놓은

단단한 갑옷 조각이었다는 걸


적지 않게 당황한

속살의 비명이 따끔하였고

공기가 낯선 깊은 물기의 땅

그곳을 가장 먼저

붉고 뜨거운 것들이

감싸듯 흘러와 지켜 내고


열려 버린 문은

수문장의 호령을 잠시

잊었을 테지만


생의 본능은

실 꿰듯 조각을 만들어

다시금 완전함을

가져올 테니


쓰린 손 위로

도리어 단단하고

굳세게 잡아내는

힘줄의 떨림 한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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