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by 시숨

꽃보다 빨리 지는 꽃이

밤의 칠흙 위에

피어난다


그 어떤 꽃보다

더 큰 꽃송이 사방으로

터뜨리고

져버린다


이 시간을 위해 모인

눈길들 모두 꿰어

한 점이 두 점,

두 점이 세 점,

어느새 수백의 점이 선이 되고

선들이 색색의 빛이 되고,

빛의 함성은 가루가 되고

가루는 연기로 조용히 퇴장하던 밤


가장 뜨겁던 무대가

차갑게 식은 하늘 아래,

지는 꽃송이처럼

종종걸음으로

사라져 가는

별똥별 무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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