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사진 속에는
70여 년의 시간 동안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단단한 것들은
서로 밀든지, 당기든지
크게 마음 쓰이지 않았지만
부드러운 것들은 늘 그리도
안쓰러웠다
닳고 쓸리고 작아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임을
새삼 떠올렸을 때
언젠가 다가오게 될 작별이
미리 눈앞에 다가와
인사하는 것만 같아,
모든 영원할 수 없는 것들이
하나 하나 눈 앞을 스치며
가슴 위를 겹겹이
덮어 오고 있었다
고된 시간들이
직립으로 서 있으면
그 무게는 고스란히
저 무릎으로 향하곤 했으리라
나의 세월보다 깊은
엄마의 세월이 저 작은 연골 위를
조금씩 누르고 있었을 때
또 저 약하고 하얀 것 위로
나의 어린 시절이 무겁지만
환하게 안겨 있는 모습이 떠올라
그만
눈을 감았다
어머니가 무릎 통증이 심하여서 함께 병원에 방문했던 날, 진료를 받으며 함께 무릎 엑스레이 사진을 보는데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 때의 감정을 시로 담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