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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먹는 파

by 초린

몇 년 전,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파가 금값이 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금값인 파를 사 먹는 게 아니라, 키우기도 쉬우니 차라리 키워 먹겠다며

파를 집안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다지 오래가는 유행은 아니었지만

파는 하루에도 2cm씩 쑥쑥 자라는 특징이 있어

너도 나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었다.


그리하여 재테크에 파를 붙여 파테크란 말이 돌 정도로

짧지만 강력한 유행이 돈 적이 있다.

아마 3-4년 전 코로나 시기 때 인 듯하다.


그때는 그다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평소에 농사에 관심이 많지만 어쩐지 쉽게 되는 애들은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나 보다.

그러다 이제야 파를 심어 보게 되었다.


엄마가 고이 준 파를 뿌리 쪽만 두고 정리 후에

흙에 심기 전 물에 잠시 꽂아두었다.

웬걸 하루가 되었는데 반듯이 자른 파위로 새로운 싹이 자라 있는 게 아닌가


쉽지만 하루하루 성장하는 파를 보니 농사꾼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3-4년 전 파테크가 유행함에 한몫한 것은 파의 빠른 성장이 한국인의 빨리빨리 성향에 잘 들어맞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유행이 몇 바퀴나 돈 시점에 파를 심어보니

참 재미있었겠구나! 싶다. 지금에서라도 파 키우는 맛을 제대로 느껴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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