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을 떠나 살아가다 보면 겪고 싶지 않은 일을 겪게 된다.
그중 하나는 바로 성추행.
여자로 태어난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한 번쯤 성추행은 겪지 않았을까 싶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금 성추행을 겪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사건들 중 한 번은 아주 오래전 찜질방에서였고
한 번은 며칠 전 일어난 일이다.
아마 지금까지 산 날 중 성추행이 몇 번이냐 묻는다면 두 번보단 많았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아니겠지.. 했던 맘이었다.
그러나 저 두 번은 누가 봐도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만졌다고 할 수 있겠다.
출퇴근길은 그야말로 혼비백산.
빽빽한 사람을 뚫고 내려야 할 때가 있다.
대부분의 성추행 상습범은 이 시간 때를 아주 잘 이용하는 듯하다.
잡을 수 없는 시간, 때를 기가 막히게 아는 것이다.
며칠 전 퇴근을 하자마자 수영장에 갈 계획이었던 나는,
인산인해를 뚫고 내리고자 하는 역에 내리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내릴게요~'를 외치며 발 빨리 내리는 그 순간, 내 엉덩이를 쥐어잡은 놈이 있었다.
그 상습범은 내가 본인을 잡을 수 있다 생각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순간을 이용해
자신의 욕구를 마구 풀었으리라.
내가 처음은 아닐 것이란 건 누구든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과감한 터치가 족히 몇십명의? 피해자를 낳았을 거 같았다.
그 더러운 순간 나는 고개를 훽! 돌리며 뒤를 쳐다보았다.
만졌을 당시를 생각해 보면, 바로 뒤에 있었을 거라 추측했다.
아무래도 옆에서 나를 만지긴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었다.
그 바쁜 순간 내리며 확! 누군가를 쳐다봤을 때
움찔했던 건 오롯이 내 추측에 의한 범인이었다.
그렇게 역에서 내리고 한동안 그 터치가 잊히지 않았다.
안 그래도 먹고 사느라 바쁜 이들에게 커다란 엿 한방을 더 주는 것이다.
다들 출퇴근하기에도 바쁜 이 세상에
제발. 욕구는 혼자서 풀기를 바라며
더이상 이런 엿을 받고 싶지않은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