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에 매번 동나던 통장은 미니멀을 지향한 후로 계획적 소비가 가능해졌다. 물론 그때와는 다르게 집세도 내야 하고, 공과금이며 나갈 돈은 더 많아졌지만 의미 없이 옷이나 신발을 주야장천 사지 않아 통장은 그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이 가득 차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매달 새로운 물건이 생겼다면, 지금은 그 주기가 굉장히 길어진 게 큰 차이이다. 특히 물건을 살 때면 예전이었으면 별 고민 없이 결제했던 것들이 이제는 몇 번이고 고민 끝에 정말 필요한지를 구분 짓게 되었다.
그간 얼마하지 않는 물건을 사는 게 얼마나 내 통장을 가난하게 만들었는지 깨닫게 되었다.사실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진 물건은 그다지 질 좋고 가격이 비싼 물건이 아니었다.가짓수만 많았던 것이다. 결국 그런 물건들은 오래 쓰지 못하고 다시 버려지고 새로운 것으로 채워지길 반복된다. 차라리 한 가지를 사더라도 좋은 걸 사라는 어른들의 옛말이 하나 틀리지 않다는 걸 요즘 들어 더 느낀다.
미니멀을 지향하니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어떻게 물건이 적어졌는데 삶이 더 풍요로워졌을까? 그 느낌을 알고싶다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긴 시간 동안 비우는 걸 추천드린다. 통장은 더 이상 의류비와 쓸데없는 물건을 사느라 가난하지 않아도 되고, 그 돈으로 차라리 주식 하나를 더 사자는 마음이 생긴다. 선순환의 좋은 예시지 않은가 ㅋㅋ
아침에 준비하는 시간도 풍요로워진다. 옷 가짓수가 적다 보니 옷을 고르는데 큰 시간이 들지 않는다.대충 위아래 느낌만 맞게 입고 나가면 되고, 화장품도 필요한 것만 있다 보니, 색조를 하느라 혹은 여기저기 가리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 옷과 화장(그마저도 선크림이지만)으로 쓰는 시간은 대략 10분 정도가 될 것 같다. 아침 시간이 여유로워지니 하루시작도 가벼워진다.
미니멀을 지향하지 않을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
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온전히 인내하고 비우고 수행과 같은 시기만 넘어가면 인생은 더 풍족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번에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사람은 없다. 천천히 나의 가치관이 세워지고 무너지길 반복하며 지향하는 사람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