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피드백을 왜 안 받으세요?
언젠가 친한 언니가 ‘상사가 계속 데리고 있고 싶은 후임’에 대한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아마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는 내가 걱정되는 마음에 보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 영상을 볼 때는 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라고 생각했다. ‘이대로만 한다면 예쁨을 받는다고? 껌이네! 초고속 승진만 남았다!’라고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웬걸 나는 딱 그 반대로 일못러의 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지시한 업무를 1부터 10까지 조용히 해내는 후임보다 5까지 했어도 지금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중간 피드백을 받는 후임이 예쁨을 받는다고 했다. 업무의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면 빠르게 고쳐나갈 수 있는 시점에다, 상사도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후임이 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안심이 든다는 것이다. (나의 상사에게도 상사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완벽히 해낸 결과물을 보여주고 싶었다. 중간 피드백의 중요성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결과 10을 향해 무작정 달리고 있었다. 하루종일 작업을 해나가면서, 상사의 맘에 들까 안 들까를 내내 고민을 했던걸 보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은 들었던 모양이다. 찜찜한 마음을 뒤로한 채 10의 결과, 사실 완성도에선 10의 근처도 가지 못했지만 중간 피드백 없이, 상사에게 ‘저 다했어요!’ 하고 업무를 던진 나를 회상하자니 비록 몇 주 전의 나지만 아찔하기 짝이 없다.
결과는 예상대로 아주 처참했다. 상사의 어두운 표정, 대놓고 지적하지는 못하는 분이라 많은 말을 삼키는 게 보이는 동시에 ‘아! 중간 피드백..’하며 아찔한 순간을 보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이미 하루를 꽉 채워 소진해 만든 결과물이 공중에서 흩어지는 꼴이 되어버렸으니..
이것은 비단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이 전 사업계획서를 쓸 때도, 산출물을 쓰고 있을 때도 여전히 나는 중간피드백을 잊고 페이지를 다 완성해야지만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러다 한 번씩 ‘한번 안 봐줘도 돼요?’하는 말에 ‘아차!’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런 상황 때마다 아차 싶으면서도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었단 말인가..(말도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