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4번째 기록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인바디에 오기를 부리듯, 나는 매일같이 헬스장으로 퇴근했다.
가끔 젤리(는 나의 최애간식이다)를 먹긴 했지만, 피티 선생님이 알려주신 대로 식단관리도 잘 해냈는데
일례로 회사에서 나오는 조식은 철저히 무시했고(조식은 가끔 계란을 제외하곤 대부분 고칼로리 간식류가 나왔다) 완전한 탄수화물파인 나는 밥양을 줄이고 그동안 원하면 언제든 먹어댔던 간식도 반 이상으로 줄였다.
PT는 나에게 운동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고수해 온 잘못된 식습관도 객관화시켜주었다. 물론 피티선생님께서 도와주신 거지만, 돈 주고 운동을 배우는 마당에 운동효과를 크게 보려면 먹는 것을 무시할 순 없었다.
PT수업이 없는 날에는 지난 수업에서 배웠던 운동들을 복습하고 항상 선생님께서 입 아프게 강조한 유산소로 마무리를 지었다. 근력운동은 신체적으로, 물리적으로 힘든 운동이라면 유산소는 너무도 지루해서 정신적으로 힘든 운동이었다.(신체적으로 안 힘들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정신 차리지 않으면 굴러 떨어져 버리는 천국의 계단이 유산소 운동량을 채워주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더니 다시 인바디 재는 날이 다가왔다. 인바디 재는 날은 자격증 결과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걱정반, 기대반 그리고 기대에서 불어오는 것인지 모를 설렘이 느껴졌다. 저번 인바디 이후로 열심히 했다는 걸 몸소 느꼈기 때문인지 조금의 자신감도 묻어났다. 그 자신감은 '이 정도 수치는 나오겠지?'의 설렘이 아닌, 수치에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꾸준히 운동하면 수치를 초월해 내 몸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 마음말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즉각적으로 몸에 표가 나진 않았지만,
아직도 내 배는 접히는 덕분에 왕자가 아닌 빨간 줄이 그어져 있지만,
이대로라면 무조건 조만간 달라진 결과를 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느껴졌다.(이게 바로 근자감 같은 걸까?)
4번째 인바디 결과는 피티 선생님이 계속해서 말했던 '회원님 몸은 거지 말 안 합니다. 웨이트는 한 대로 결과가 나와요'였다. 아주 최초의 인바디 기록보다 근육은 1.2kg가 늘었고 지방은 2.1kg가 줄었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고 피티선생님은 연신 칭찬을 해주었다. '그동안 열심히 운동한 결과가 나오네요. 회원님'
나 자신도 정말 뿌듯했다. 주말은 자주 빠졌지만, 평일은 내내 헬스장으로 퇴근했던 날들. 그리고 조금씩 무게 증량을 하면서 해내는 모습들을 떠올리니 정말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몸소 느꼈다.
그리고 그 말은 양가적 뜻 또한 담겨있다는 걸 깨달았다.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한 만큼 근육이 생긴다.=하지 않은 만큼 지방이 생긴다. 와 같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기록을 얻은 이후로 독한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페이스를 잃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해오던 식단관리도 '아프니까 먹어도 돼'로 변질되면서 애써 다져왔던 습관들이 조금씩 흐트러졌다. 그렇게 또 인바디 재는 날이 순식간에 다가왔고, 기록은 또 한 번
라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몸무게 900g 증가, 근육 200g 증가, 지방 400g 증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정직한 몸에 정직한 식단과 운동을 해 줄 참이다. 체지방률이 20% 중반대가 되는 그날까지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