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파 vs노력파
헬린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헬스장으로 퇴근 중이다. 저번 독감으로 며칠 쉰 날을 빼곤 8월 말부터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곤 했다. 벌써 PT수업을 19회 차나 받은 헬린이는 이제 조금 기구들을 다룰 줄을 안다.
인바디기록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듯하고 이제 헬린이 탈출이냐며 자축을 하던 와중이었다.
사건 발단은 이러했다.
물론 자신의 몸뚱이가 평균 여자들보다 흐물거린다는 점, 근육이 많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저번 인바디 기록에서 골격근량이 20kg 돌파하면서 드디어 평균권에 들어왔다며 기뻐하던 중이었다.
회사에 출근해 동료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던 중 여자들 토크에 빠지지 않는 다이어트, 운동이 화두에 올랐다. 한 분이 살을 빼고 싶어 다이어트에 좋은 약을 먹겠다 한의원으로 갔고 그래봤자 헬스 시작한 지 4개월 차인 헬린이는 우습게도 운동이랑 식단관리를 추천하고 앉아있었는데, 운동은 싫다며 식욕을 줄여주는 한약을 이미 예약하고 왔더란다. 그러면서 '인. 바. 디를 쟀는데 체지방률이 생각보다 너무 높아 충격을 받았다.'라고 하는 것이다.
충격이라길래 어느 정도인지 싶었다. '나를 이기는 사람이 있으려나? 이 분은 간식도 자주 먹고 먹는 걸 좋아하던데.. 나는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잖아!'라고 자기 위로를 하며 인바디 기록을 스리슬쩍 물어봤고
체지방률이 고작 27%인 것을 알게 되었다.
27%??????????
나는 운동해서 만든 체지방률이 32%인데???????
일단 진정했다. 피티선생님이 체지방률보다 골격근량을 보는 게 더 맞는 거라고. 체지방률보다 지방 kg를 보는 거라고 했다. 그래서 골격근량을 물었는데. 묻지 말걸 그랬다.
웬걸 24kg가 넘었다.
나는 3개월 넘게 운동하면서 겨우 20.3kg가 되었다. 1kg를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때문에.. 이게 노력형과 재능형인가 싶었고, 내 몸이 정말 심각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긴 내 몸뚱이 헬스장에서 최약체라는데 이상할 것도 아니지..
혼자 그리 놀랍지도 않은 사실에 약간의 언짢음을 느끼고 있을 때 다른 분의 인바디 기록도 공개되었는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23kg나 되는 걸 보고.. 아.. 아.. 아.. 세상은 태어날 때부터 재능형과 노력형이 나뉘듯 어느 하나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구나 하며 실소를 터트렸다.
잠시 이 세상은 어쩜..!! 하다, 이내 이성을 찾았다. 차피 내 몸건강을 위해 하는 건데 남들 인바디 기록이 뭐가 그리 대수겠냐, 오늘 헬스장에서는 땀이 삐질삐질 나도록 해(조져)야겠다. 그리고 그만뒀던 식단은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며 다짐을 한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멈춰버리면 0이 되어버리니 계~속 열심히 할 수밖에.
오늘 단백질 셰이크 쇼핑을 마쳤고, 남겨놨던 떡볶이도 다 해치웠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다이어트를 위. 하. 여..! 다이어트가 내일부터인 건 국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