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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 Dec 10. 2023

취업 대신 호주살이

취업 말고 멜버른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8년이다. 대학교에 반수를 하고 들어가 1학번이 더 늦어진걸로도 모자라, 1년을 그대로 휴학을 때리면서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씩 취업을 해가는 시점이었다. 대부분 취업준비는 학생 때가 더 유리하다며 휴학으로 일, 이 년씩 졸업시점을 미뤄가는데 나는 취업에 큰 흥미가 없었던 지라 빨리 졸업하고 한국을 뜨는 게 목적일 정도였다.


졸업 후에 취업 말고 호주살이를 택한 것에 고민 따위는 없었다. 최소한의 생활비, 비자비등 자금 준비가 되면, 바로 호주로 나를 참이었다. 당시에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아니 적어도 어떤 회사를 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인지가 전혀 없었고 그렇다고 그냥 허무맹랑하게 토익준비나 하면서 자소설이라고 불리는 자기소개서를 쓸 생각도 없었다. 그보다 그동안 제일 하고 싶었던 해외살이를 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했다.


졸업 후 열심히 카페알바로 돈을 모았고 졸업한 지 6개월이 되기 전 호주행 비행기를 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이런 추진력이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기보다 이때가 아니면 못할 거라는 생각, 아무리 짜쳐봐도 취업길은 너무 막막하다고 생각했던 지라 이런 미친 추진력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내 몸뚱이 하나 믿고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으레 남들이 워홀 갈 때 세우는 목표처럼 나의 워홀 목표도 1. 영어실력 2. 돈 모으기 3. 여행이었고 처참히 망해가는 과정과 그럼에도 해외살이에서 배우고 경험한 이야기를 쓸 예정이다. 호주 워홀을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현실과 이상을, 이미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공감 혹은 신선함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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