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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 Dec 17. 2023

호주 워킹홀리데이, 멜버른행이 된 이유

미안하다, 사랑한다...!

취업 대신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택하고 선택할 것들은 첩첩산중이었다.

넓은 호주인만큼 서부로 갈 것인지 동부로 갈 것인지, 위치를 선택했다면 이제 어느 도시에서 살아야 하는지 등 모든 과정을 내가 일일이 선택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어느 도시를 갈지 정하기 전 우선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을 사귀러 가는 것은 아니었다. 저때만 해도 한국인은 절대 호주워홀동안 없다였다. 그만큼 영어실력을 늘리는 데에 제일 진심이었다.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환경, 한국인이 그나마 적게 가는 곳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는 시드니, 멜버른이 있었고 그 밖에도 브리즈번, 퍼스 등으로 나뉘었다. 호주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그 와중에 많은 도시중 하나를 고르는 게 참 어려웠다. 모든 곳엔 장단점이 존재했다. 그나마 한국인이 덜 가는 곳을 제외하다 보니 당연히 시드니는 갈 곳이 못되었다.


두 번째는 일자리였다. 놀러 가는 게 아닌 만큼 나는 최대한 빨리 일자리를 잡아야 했기에 일자리가 많은 곳을 가야만 했다. 시드니가 사실 많이들 가는 만큼 일자리가 많았지만 여차하면 한국인 친구들만 엄청 사귀어 올 것 같은 예감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택지에서 삭제했다.

멜버른으로 선택한 이유 첫 번째는 당연히 한국인이 적어서였다. 물론 어딜 가나 한국인이 많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시드니보다 적을 터였다. 두 번째는 일자리. 시드니보단 역시 적겠지만 그래도 호주의 대표적인 두 도시다 보니 일자리가 적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모든 건 영어가 되는 전제 하겠지만 유럽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멜버른을,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애청자로서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 밖에도 물가, 치안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그중 최고는 아닐지언정 나쁘지 않은 멜버른은 내 호주 첫 도시가 되었다. 그리고 멜버른행 비행기를 탔다. 여차저차, 멜버른에 밤시간대로 도착했다. 미리 알선해 둔 덕에 집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셰어하우스도 마찬가지로 한국인은 없는 외국친구들만 가득한 곳으로 선택했다.


멜버른의 첫인상은 사실 정신없음.이지만 다음날부터는 영국 같다는 날씨가 무슨 말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하루 중 몇 번이고 사계절을 드나들었다. 거리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옷이 보였다. 그리고 나도 항상 겉옷을 준비해 가는 철저함을 보여야 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고, 갑자기 햇빛이 난다. 바람이 불다 이내 맑아지는 그런 날씨..

멜버른의 첫인상은 냉정하고 차가웠다. 아무래도 8월에 떠났지만 한국과 반대되는 날씨 탓에 한여름에서 겨울로 시간 점프를 해버린 느낌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 같은 건물 속에서 나도 같이 힙해지는 느낌이 느껴졌다. 영어 한마디 내뱉는 게 어려웠지만 나도 유럽감성을 느끼면서 이 도시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이상한 자부심까지.


결론은 멜버른에서 4개월밖에 지내지 못했지만 나에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멜버른'이라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첫 도시였던 점과 첫 호주살이가 서툴러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다사다난한 일들을 적어 내려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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