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꽈리가 보내온 신호

괜찮다 말하면서도, 자꾸만 흔들리는 하루

by 강민주

얼마 전 정기검진을 받았다.
2년 만에 찍는 MRI라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의사 말 한마디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꽈리 모양이 변형되고 있네요. 조형술을 다시 찍어야겠어요.”

그 말을 들으며 ‘아, 또 그 과정이구나’ 싶었다.
조형술은 늘 쉽지 않다. 긴장된 몸으로 촬영실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그 안에서 온갖 생각이 스쳐간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무거웠다.
시술이 아니라 수술을 해야 한단다.

순간 마음이 멈췄지만, 겉으론 쿨하게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 내 안에서는 폭풍이 일었다.
‘괜찮아’라고 다독였다가도, ‘혹시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밀려오고,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끝이 없다.
가족 얼굴이 떠오르고, 나 자신이 흔들린다. 생각을 멈추고 싶어서 하지도 않던 게임을 휴대폰에 설치했다. 한참을 몰입하다가 문득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싶었다. 그제야 잠시 숨을 고르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

“10년 동안 조용히 있던 꽈리가
왜 지금 다시 신호를 보내는 걸까?”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게 뭐지?”

아마도 내 몸이, 내 마음이 조용히 나를 불러 세우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너무 강하게 살아오느라 나를 챙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두려움은 여전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래,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는 지금, 나와 다시 마주 앉아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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