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에서 피어난 젤리 같은 웃
요즘 손녀딸은 사람 얼굴에 푹 빠져 있다.
종이에 크레파스로, 창문에 김 서린 곳에도 손가락으로, 어디서든 얼굴을 그리고 또 그린다.
주말 마트에 갔을 때, 손녀딸은 좋아하는 까까를 고르며 말했다.
“할머니 집 가면 젤리로 재미있는 거 만들자!”
그 말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는 속으로 ‘그래, 이번 주엔 꼭 같이 해보자’ 다짐했다.
오늘은 약속을 지키는 날이었다.
뻥튀기를 놓고 초콜릿, 젤리, 새우깡을 꺼내 얼굴을 만들어보았다.
“내가 자를래!” 하며 조각칼을 꼭 쥔 작은 손끝이 어찌나 야무진지,
그 집중한 눈빛이 사랑스러워 괜히 숨을 죽였다.
완성된 얼굴을 들고 “이쁘다! 내 얼굴이야!” 하며 깔깔 웃는 손녀를 보니
그 순간이 꼭 봄날의 햇살 같았다.
비록 30분쯤 놀고는 “엄마 보고 싶어”라며 품에 안겼지만,
그 짧은 시간 속에도 아이는 충분히 표현하고, 느끼고, 자라고 있었다.
한 장의 뻥튀기 위에 자라난 건 얼굴이 아니라,
사랑받는 마음과 함께하는 기억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이의 세상이 조금 더 반짝이기를,
그 마음이 오래도록 부드럽게 익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