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자꾸 이곳을 떠나야 하는
이유만 찾았고
떠나야 하는 이유가 넘쳤는데
이젠 남아야 하는 이유가 점점 늘어난다.
제일 맘에 안 들던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도
이젠 일본 못지않게 파아래 진다.
집 근처 7킬로 거리에 새로 일본 마트가 생겨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해산물 일본식 모둠회도 살 수 있고
삿포로 맥주도 살 수 있다.
중국 내에서는 여기 항주만큼 나라에서
인프라를 국력을 다해 투자한 도시도
거의 없다.
지하철만 열몇 개
고속철도역만 해도 대여섯 개
아시안게임 혜택을 톡톡히 봤다.
돈만 있으면 북경 상해를 거치지 않고도
전 세계 어디든 바로 날아갈 수 있다.
서녕을 한번 다녀온 후 신강
라싸 지역도 꼭 다녀오고 싶어 진다.
직장을 다니면서 연휴가
공휴일에만 다녀오려고 하면 아직도 2년은
더 있어야 다 다닐 수 있다.
서녕에 한번 다녀온 후
많은 생각들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이
달라졌다.
내가 달라지니 집사람도 달라진다.
딸아이도 달라진다.
어디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어떤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맘가짐으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생활 패턴으로 살아 가는지가 더욱 중요함을 느꼈다.
때가 오면 움직인다.
달마는 백세 넘어서 중국에 들어왔다.
기도 하면서 준비하다 보면
새로운 길들이 열리리라.
2천 년 전 그리고
천 년 전 그때도 지금도 중국은 세계에서
중요한 지역 중 한 곳이고
풍요롭고 기회가 넘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항주시 상주인구만 1200만 명 넘고
항주시 면적만 해도 교외 및 천도호지역까지
포함하면 서울 면적의 열 배가
넘는다
절강성 그리고 항주시에 살기 시작 한지가 15년 되고
여행을 즐기는 편인 나도 아직
저장성 명승지의 1/10도 채 다니지 못한 것 같다
2주에 한 번씩 다녀도 저장성 여행지를
다 다니려면 2년 넘게 걸릴 것 같다.
하긴 절강성 전체 면적이 대한민국 전체 면적과
맞먹고 전체 인구수는 6천만명이 넘으니까.
정처 없는 여행이 아닌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닌
영혼과 육체의 안식을 위한
여행을 시작할 지점이 왔음을 느낀다.
이 마음 항상 한결같다면
내일 떠나도 아쉽지 않을 것이고
십 년 후 떠나도 아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의 여행은
꼭 먼 곳이 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접촉 못해본 문화 풍습을 음식
정신세계 등 지식으로 습득 하려면
책을 통해서도 미디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다만 영혼을 치유하고 성수로 씻어내기
위한 여행이라면 그 곳에 머물러 보고
자세히 바라보고 그 곳 음식을 먹어보고 맡아 보고 그 곳 600년된 건물들을 만져보고 향을 맡아 보고 그 곳 공기를 숨쉬어 봐야 가능하다고 생각 한다.
꼭 필요한 지역을 간추려야 하는 이유는
나의 한정된 휴가와 돈 때문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다만 이번 여행을 통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세상에서 더 큰 영향을
긍정적인 영향을 줄려면
아주 유명해지던가
아주
돈 많아지던가
둘 중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돈의 뒤자릿수만큼 자유가 늘어 자고
동일 시간대 받는 보수의 차이가
자유와 사랑하는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의 차이를 결정한다는 단순한 사실.
십 년 넘게 부자 친구를 옆에서 보면서
십 년 전에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룬
친구를 보면서
느껴오긴 했지만 이번에
5박 6일 함께 여행하고 함께 즐기고
함께 친구들을 만나고
3000킬로를 함께 달리면서
여러 경험들을 함께 하면서
더욱더 절실히 느꼈다.
그럼에도 그 과정은 정직하고
진실하여야만 지속가능하고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도
서녕의 탑이사에 나의 모든 부정과 죄를
날려 버리고 왔다.
그렇게 많은 죄를 지으면서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살면서 깨치기 전 저질렀던 실수와 죄를 법륜에 실어 우주 공간에
날려 버리고 내려왔다.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더 이상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고
미인은 미인이 아니고
악인은 악인이 아니고
나는 그날 이전의 내가 아니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 한점 없이
살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또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내 미래를 위해
내 가족의 평화 안녕을 위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는데
작은 꽃 한 송이라도 심을 수 있게
그런 경제적 시간적 여유와 맘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더욱 그렇게 살아야 겠다.
더 이상 걸릴 게 없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망설임 없이
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망설임 없이
시작하고
그렇게 살아 보는 일만 남았다.
이 글을 통해서 그 누군가도
내가 느낌 그 소감 만족감과 경이로움을
누려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