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이라도
언제까지나
무조건적으로
날 믿어줬으면
좋겠다는
그 욕심을 버렸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실망도 없을 것 같다.
산들바람은 약속하지 않아도
찾아오고
들꽃은 누가 봐주든 안 봐주든
때가 되면 피고 지고 한다.
이태백에 보든 안 보든
달은 뜨고 지고 한다.
흐르는 강물을 향해 컬을 들어 베어봤자
강물은 흔적도 안 남기고
강물은 여전히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
욕심에서 수심이 생기니
욕심을 줄이면 수심도 옅어진다.
강물이 흐르는 한 바다는 마르지 않고
사랑이 존재하는 한
삶은 지속되고
시는 써진다.
신을 믿는 한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돌아가는 길이든
돌아오는 길이든
길을 잃는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