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길을 나서본다.
맘속에 갇혀 있던
추억이 깃든
보따리짐 두 개를 모두 꺼내서
살펴본 후 살포시 내려놨다.
한때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준 보따리짐
즐거움과 깨우침을 준 인연
이젠 완전히 보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보내는 순간까지 내게 깨우침과
미소를 남겨준다.
제일 힘들었던 시절
제일 큰 힘이 되어주고
제일 밝은 별이 되어 주었던 그 추억도
이젠 비워 줄 때가 된 것 같다.
지는 배 꽃 두 송이와 함께 …
배꽃처럼 이뻤던 그 순간들을 …
한순간만 남기고 한순간 한순간
지워보고 있다.
내가 보아왔던 꽃들 중 제일 이뻤던
꽃 두 송이.
시는 시일뿐
꿈은 꿈일 뿐
시를 쓸려고
단잠에 들려고
그 순간들이 탄생했었는지도 모른다.
꿈처럼 거품처럼
이봄으로 그 봄을 지워 본다.
더 이상 애송이 꽃 시인이 아닌
방랑시인이 되고 프다.
바람과 술과 함께 바다 끝 저
멀리멀리 까지 방랑길에 나서 볼까
한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너무 오래 머무른 것 같다.
운명처럼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좋은 추억들만 간직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