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열함과 고상함

사필귀정이길 바란다.

by 수호천사


비열함은 비열한자의 통행증으로 쓰이고

고상함은 고상한자의 묘비명으로 쓰인다.

사필귀정이길 바란다.


이 시국에 어굴리는 시구 하나

중국 현대시인 北岛북도 “회답”중


비열함은 비열한자의 통행증이고

고상함은 고상한자의 묘비명이다.

보라, 저기 도금된 하늘공중에

죽은자의 뒤틀린 꺼꾸로 된 그림자가 둥둥 떠다닌다.

빙하세기는 끝났눈데

왜서 도처에 얼음조각들이 널려있을까.

희망봉이 발견되었음에도

왜 수천척의 범선이 사해에서 경주할까

내가 이 세계에 올때

종이 올가미 그림자만 갖고 왔다

심판하기전에

그 판결서의 소리를 들려주마

알려줄게 세계여

난 믿지 않는다.

네 발 밑에 천명의 도전자가 있다 해도

나를 천한명의 도전자로 삼아라

난 하늘이 파랗다는것을 믿지 않는다.

난 우뢰가 메아리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난 꿈이 가짜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난 죽은후에 인과보응이 없다는걸 안 믿는다.

바다가 기어코 뚝이 터진다면

그렇다면 모든 쓴물이 내 가슴에 흘러들게 하라

만약 육지가 기필코 솟아 오른다면

인류는 새로 생존가능한 정상을 선택하리

새로운 전환점과 반짝반짝 빛나는 별자리가

울타리가 없는 하늘에 꽉 채우며 떨어지는구나.

그건 아마도 5천년된 상형문자인듯

그것은 마치

미래의 사람들의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눈동자인듯






작가의 이전글시와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