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보는 남북한 그리고 중국 관계
천일이와 만일이 형제 이야기
우리 집도 유복한 편이긴 했지만 어렸을 적
유별나게 부자인 동네 형이 있었다.
고모네 옆집에 살던 동네 형인데 천일이라 불렀다.
그 집은 시내에서 제일 큰 사진 관을 차렸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진관을 하려면 장비들만 해도 엄청 비싸고
30년 전에는 제일 돈을 많이 버는 편에 속했다.
고모네 집에 놀러 가면 그 형네 집 창고에 사이다가 열 박스 넘게 있고 각종 과자들이
창고에 넘쳐 나게 많았다.
형제 둘이였는데 큰 형은 만일이
둘째는 천일이라 불렀다.
천일이는 내 외사촌 형이랑 동갑이라 유독 친했다.
동네에서 알아주는 노는 형이었다. 그 형들은 중1일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기억되는데 한 번은 고모네 동네 오락실에 가서 노는데
몇 살 더 큰 불량배 몇 명이 다가와서 게임용 동전을 앗아갔다. 순순히 주지 않자
귀싸대기도 두대 맞았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아무 말도 못 하고 열개가 넘는 동전을 빼앗기고 고모집에 왔는데
내 안색이 흐린 것을 보고 천일이 형과 사촌형이 물어본다.
곧이곧대로 말하니까. 당장 찾아가자고 한다.
쭈볏쭈볏해서 다시 오락실로 갔었다.
천일이 형이 게임하고 있는 불량해 보이는 애들 몇 명 뒤통수쳐서 한 곳에 모아 놓고
나보고 어느 놈인 가고 묻는다.
그놈이 그놈 같고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
천일이 형은 내가 무서워서 가리키지 못하는 줄 알고.
그 세명을 다짜고짜 귀싸대기를 찰싹찰싹 때렸다.
나를 갖고 놀아?? 누가 그랬어?? 그들은 머리 숙이고 아무 말도 없다.
누구 동생인 줄 알고서 동전 빼앗는가고 훈계하면서 한놈이 열개씩 내놓으라고
그 몇 명은 억울하다면서도 열개씩 내놓았다.
천일이 형은 나보고 한놈 다섯 대씩 귀싸대기를 대리라고 말한다.
나는 머뭇머뭇 하면서 때리지 못했다.
그놈이 그놈인지도 확실치 않고 나중에 만나 또 맞으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토록 숙맥이었는지…
희미한 기억으로는 잘못 때린 것 같지는 않다. 그놈들이 그놈이 맞는 것 같다.
그때 첨으로 제3의 권력이 있음을 보았다.
그 후로는 그 오락실에 가도 게임용 동전을 뺐는 불량배가 없었다.
그 후 그들 형제 집 사진관은 장사가 더욱 잘되어 더 큰 도시에 이사를 가서
시내에 큰 사진관 하나 시내에서 제일 큰 공원에 독점으로 사진관 경영권을 얻어
사업이 훨씬 더 번창해졌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 후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만일형은 18살 때 불량배 친구들 6명이서 다른 패거리들과
패싸움을 벌이다 실수로 사람을 찔러 죽여 6년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또 몇 년 후 천일이 형이 만취 상태에서 복도형으로 된 5층 아파트 난간에서 실수로 떨어져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들은 사람은 실수로 떨어졌다는 말을 믿는 이가 없었다.
그 시절엔 유독 그런 유사한 사건 사고가 많았다.
믿든 안 믿든 그렇게 채 성인도 되기 전에 그렇게 채 피우지도 못한 채 사라져 갔다.
잘 생긴 청년이었는데
집에 그토록 재산이 많았는데 채 물려받지도 못하고 대학교도 못 들어가고 그렇게 사라졌다.
제도권 밖의 폭력은 그만큼 가끔 불의를 응징하고 속 시원하게는 하는 면도 있지만 그런 폭력에 맛 들이면 권력맛에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그런 권력맛에 중독되어 버리는 것 같다.
90년대에는 그야말로 전국 시대였다. 110 같은 신고전화도 없었고
인민내부모순은 인민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암묵적 룰이었다.
인명사고만 나지 않으면 웬만한 패싸움은 서로 신고 조차 하지 않았고 신고하면 쪽팔리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한쪽이 칼에 찔려 병원에 실려가도 성에 차지 않으면 우르르 몰려가 병원까지 쫓아가 추가로 고 칼 침놓는 일들도 비일비재했었다.
병원 주변에 사는 애들은 매일이다 깊이 홍콩 액션 영화를 보고는 해서 웬만한 싸움은 싸움으로 치지도 않았다.
이젠 그런 춘추전국 시대는 지났다.
조폭들도 웬만한 일로는 패싸움을 치르지는 않고 거리의 양아치들도 훨씬 줄어들어
먼 추억의 전설 같은 일들이 되어 버렸다.
인구가 확 줄어들고 거리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문명사회로 진화되었다는 증거라 생각한다.
생활 수준이 좋아진 것은 사회가 안전해진 것은 당연한 것이고
생활수준이 낮아지면 당장 불평불만이 생기는 것도 인지 상정이다.
나라들마다 각각 독특한 전통과 역사적 배경이 있으므로 그에 맞는 사회 제도와 법치제도를 갖고 있다.
개인 간의 원한이든 국가 간의 분쟁이든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의견을 보류하고 공통이익을 확대시켜 가는 것이 추가 피해를 줄이고 국민의 생명안전과 재산을 파괴되지 않게 하는 유일한 선택이다.
국가 공권력이 힘을 잃으면 공평성을 잃고 전쟁 범죄를 일으키려 했던 범죄자들을 마땅한 처벌도 못하고 솜방방이 처벌에 그친다면 공권력이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한다면
주위 강대국들에게도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저 나라는 조금 선을 넘어도 되는 나라라는 착각을 줄 수가 있다.
이쪽저쪽 편도 아닌 양쪽 문화를 익숙히 아는 사람으로서 양쪽에 모두 애정과 연고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양쪽 그리고 여러 쪽이 모두 평화롭게 풍요롭게 잘살기를 바라는 맘에 주저리주저리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