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그리고 10년 전
그때 함께 매일 붙어살던 사람들
이젠 남이 된 사람들은 남이 되고
맘속 한편엔 여전히 애틋한 사랑이
우정이 남아있지만
세상의 모진 풍파를 거치다 보니
따뜻하게 친절하게 맘을 전하는 습관을
망각했다.
일 년에 한두 번 만나서 회포를 풀면
다시 옛날 그 감정으로 돌아 가지만
평소에는 굳이 자주 연락 하게 되지 않는다.
각자 하는 일도 다르고 하려고 하는 일들도
다르니까 점점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굳이 이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고
때론 혼자서 사는 게 더욱 자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거대한 조직에서 이탈하고 난 뒤 첫
명절을 맞노라니 더우 더 만감이 교차한다.
더 이상 순수한 그제날로
더 이상 조직 내에서 괜찮게 나가고
미래가 창창하던 내가 아니고
코로나 삼 년 사 년을 거치며
거의 모든 회사 조직들이
회식 문화도 바뀌어지고 회사문화도 변화되고
사람과 사람사이도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불편을 주지 않는 것이 예의인 것 같은
신 풍속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
더욱더 만감이 교차한다.
예전 추석 전 쏟아져 왔던 수많은 메시지들
연락해왔던 수많은 사람들
미리 예상은 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익숙하면서도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하여서 정이 쌓이고
깊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
재삼 확인하게 된다.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사람들
그 사람들 한테도 나 역시 그런 인연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해관계속에서 만나온 관계는 더욱더 그렇다. 특히 조직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견제와 각자 라인 그리고 각자 비밀들을 쌓다 보면 더욱 그렇게 된다.
그리고 내가 모셨던 위분들도
굳이 연락하기가 부담스러워 연락 안 하게 된다.
근황을 별로 알리교 싶지도 않고
도움 받고 싶지도 않고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새 삶을 살고 싶으니까.
진짜로 편한 한두명의 인연과
연락하면서 좋아하는 일들을 즐기며
조용히 살고 싶은 생각이 더 큰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이젠 그 누구한테 의지 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는 증거겠지.
사십 대가 되었으니까.
그냥 그런것 같다고.
사십 대에 시름없이 이렇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이 있고
허물없는 친구 몇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개 된다.
굳이 자주 연락 안 해도 필요시 찾아가
한잔 얻어 마시고
한잔 사줄 수 있는 그런 친구 몇 놈이
있다는 게
그런 친구들 몇을 둬서 행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 그런 좋은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맺고 있는
나도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친구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
맞는 말인 것 같다.
굳이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아도
맘속에선 가끔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도 알았으면 하는 맘이다.
언젠가 또 만나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자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어제 저녁에는 홀로 마시는 술이 너무 밋밋하여 술맛을 못 느껴
칭도우 한 캔 한입 맛보고는 그냥 버리고
테라 한잔 따랐다가 한입 맛보고는
싱크대에 부어 버렸다.
술맛을 잃은 것 같다.
새로운 취미를 찾아야 할까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