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핸드폰 파일을 정리했다.
이것저것 파일들 삭제하다가
4년 전 일기 한 장을
사진 찍어 둔 것을 발견했다.
희망 소망을 담은 주문들이었지만
불행과 시련의 시작이었다.
이제 그런 희망일기 따윈 쓰지 않는다.
대신
반야심경 주기도문 십계를 매일 쓰고 있다.
대신 눈을 떴다.
진실을 알아보는 마음의 눈을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이를
찾아 둘러보았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안심했다.
두 번 다시 같은 시련을
겪을 일은 없겠구나.
다만 맘속 깊은 구석엔
작은 불빛이 꺼지지 않고
아직도 반짝이고 있음에 안심한다.
전하지
않아도
서로
알게 된
그 마음
내 맘과 같았던 그 마음
잠깐이나마
내 맘 가득히
밝혀주어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 주었다.
한잔술에 남은 환희 삼켜버리고
오랜만에 평온한 단잠에 빠져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