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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동안

by 수호천사



하도 많은 말을 해서 이젠

할 말을 잃었다.

어떤 이에겐 마음 구석구석 모든

진실을 꺼내보여도

믿어주지 않았다.

왜 끝까지 믿어주지 않느냐고 역정 낸다.

지는 단 한 번도 진심인적 없었으면서


소위 그 믿음 역시 포장된 욕심이면서

사기이면서

순수로 포장한다.

스스로도 속아 넘어간 듯싶다.


그것이 비뚤어진 탐욕임을

알아차리기까지 백일 천일 가까이

아니 만일 걸렸다.


모든 게 그들이 만들어낸 허황한 거짓임을

너무 늦게 알아 버렸다.

허상과 환상을 자연스레 말하는 암시에 걸려

결국엔 내가 동참하여 환상까지 만들어 냈다.

모든것이 거품이며 환상임을

깨닫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속담 틀린 것 없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맘 속은 알지 못한다.


양심과 가식이 부딪혀 보기 전까지는

진실과 거짓이 부딪혀 보기 전까지는

욕심과 단심이 부딪혀 보기 전까지는

미신과 신의 가호가 부딪혀 보기 전꺼지는


그 욕심과 거짓 진실이

수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만들어 냈었다는 것을


역사에는 기록만 있지 진실은 없다.

진실은 신과 자신한테만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 모든 시련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을 알고 나를 알고 이웃을 알고

오늘을 알고 내일을 알고

참된 사랑을 알고

부모님의 순수한 사랑을 알고

어찌할 수 있는 것과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알고

그곳을 떠나

이곳에서도 담담히 살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운이라 생각된다.


하루하루가 기적 같고

무지갯빛 같은 날들 같이 느껴진다.

그 시련들이 없었더라면

그냥 스쳐 지났을 풍경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일분일초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걸로 충분하다.


이젠 할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행복하다.

많은 말을 안 해도 알아주는 이들만

내 곁에 남아주었다


더욱 할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행복하다.

난 참으로 행운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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