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하기 연습 (신데렐라)
따분하기 그지없다. 매번 입에 발린 아부로 점철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기운 빠지는 일이다.
오늘 무도회도 똑같다. 겉 보기에는 친근하게 예의 있는 척 하지만 결국 나의 권력, 재력에 눈 독 들이는 하이에나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머, 오늘도 여전히 품격 있으신 모습이... 너무 멋지세요!"
"괜찮으시다면 감히 한 곡, 부탁드려도 될까요?"
날 한껏 치켜세워 올리지만 그 뒤에 보이는 속내는 이제 지겹다.
그녀들을 뒤로하고 이 악취 풍기는 무도회장 밖으로 나간다. 잠시나마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나을까 싶다.
-끼익, 철컥.
곧 있으면 무도회가 끝나갈 무렵인데 먼발치서 마차 한대가 선다. 금빛 마차. 주변의 횃불에 금박들이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반짝이는 금가루 사이에 영롱히 빛나는 사파이어. 나도 모르게 이끌려 한걸음 더 다가간다. 보석인 줄 알았던 것은 물결치는 드레스였다. 금빛 마차를 갈라서 물길이 이어지는 듯했다.
궁금했다. 이 시간에 저토록 이목을 끄는 이는 누구인지.
솔직히 저 보다 더 휘황찬란한 자들은 많이 보았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끌림이 나를 계속해서 당겼다.
금빛비늘로 된 턱시도를 입은 금발 사내 두 명이 마차의 문을 양쪽으로 열고 있었다. 그사이로 흘러져 내려 나온 사파이어 드레스의 주인공 또한 금발의 미녀였다. 아, 미녀라고 한 것은 누가 보아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다가섰을 때, 난 보았다. 그녀의 빛나는 두 눈을.
맑디 맑은 그 눈은 나의 뒤로 있던 이들이 가진 퀭한 눈과는 비교가 안되었다. 어쩌면 아주 먼발치서부터 이끌려 왔던 것은 금빛마차나 사파이어 드레스가 아니라 그녀의 눈동자 때문일지도.
그렇게 어느덧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 괜찮으시다면, 제가 이곳을 안내해 드려도 될까요? 무도회가 한창이라 영 정신없으실지도 모르고 혼자서 이 넓은 곳을 다니시기엔 제가 허락을 못하겠네요."
나도 모르게 떨려서 뭐라고 주절대는지 몰랐다.
"아뇨, 말씀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조금 어설퍼 보여도 혼자서 충분한 걸요."
좀 전에 무도회장 안에서 봤던 여인 두 명과는 풍기는 아우라가 생판 달랐다. 뭐랄까, 사파이어 시폰 레이스가 그녀의 몸을 감싸며 한껏 뽐내고 있었지만 그 속에 묻히지 않는 당찬 기운이 있었다.
궁금했다. 이 여자 도대체 누굴까.
그렇게 그녀의 뒤로 계단을 함께 오르며 무도회장으로 다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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