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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Jun 12. 2023

새옹지마의 자세로.

하루 행복 채집 일기 - 1일 차

 "아, 힘들다."

 "죽고 싶다."

 "그만둘까?"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면 현실에서 한 발 짝 잠시 물러나 서서 고사성어 '새옹지마'를 떠올려보자.

새옹지-마, 塞翁之馬
[명사]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

좋고 나쁜 일은 잇달아 일어나는 법이며 그 시기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고 한다. 이 말의 뜻을 가슴에 품은 채 다시 지금으로 가까이 가보자. 좀 더 가까이. 그리고 자세히 바라보자.

속절없는 심연이라 느낀 오늘 한날에도 다 같은 컴컴한 어둠이 아니라 실은 회색도 있고 짙은 남색빛도 섞여 있지 않은지.


저번 주였을까. 아무런 이유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했다. 아직 원인은 모르겠다. 그저 이렇게 계속해서 살아간다면 텅 빈 공갈빵 마냥 바람 한번 빠진다면 그대로 쭈끄러질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점은 아침부터 회의자료 준비와 참여자들 응대에 정신없어 홀로 고민 따위 할 시간이 없었다. 시계를 다시 보았을 때는 오후 5시. 그렇게 퇴근을 앞두고 있었다. 순간, 웃기게도 행복했다. 오늘은 마음고생을 하지 않고 하루를 넘어갔다는 안도감이었다. 내일은 모르겠다. 다시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야 할지도. 하지만 오늘 이 순간은 가로등이 머리 위를 밝혀주고 있었다.


가다 보면 또 환해지겠지. 그리고 다시 어두워지고.
그냥 그런 거야.




#하루행복채집일기#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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