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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Dec 12. 2023

돌아온 기회를 가벼이 여기지 말 것

 눈이 그냥 떠졌다. 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삼 개월 만이었다. 그 간 잠잠했었나 싶었는데 다시금 돌아왔다. 오른쪽 관자놀이부터 시작해 눈 주위까지 퍼져나가는 꺼림칙한 고통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 손바닥으로 통증부위를 꾹꾹 누르며 침대에서 벗어난다.




 원인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오가며 병원쇼핑을 했지만 얻을 수 있는 답은 '스트레스 성'이라는 단어 밖에 없었다. 한동안은 답답했지만, 오히려 다행스럽기도 했다. 누구나 흔히들 가진 이유였으니 극복도 어쩌면 흔한 방법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더 이상 답을 찾으러 다니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다만, 간단할수록 실천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는 건 간과했지만 말이다.


'규칙적으로 잠자고, 먹고, 운동하고'


 누구나 아는 방법으로 시작했다. 우선 일어나는 건 6시 30분에 항상 같으니 자는 시간만 자정을 넘기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건 의외로 쉬웠다. 잠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리는 셈이니 몸이 거부하진 않았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세끼 정해진 시간에 먹고 있으니 괜찮았다. 다음이 문제였다. 운동은 정말 힘들었다. '걷기'가 두통과 함께 고질병인 허리디스크에도 좋다는 이야기에 한 달 정도는 꾸준히 강변을 걸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야근을 하거나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한 번, 두 번 쉬기 시작하니 여지없이 무너졌다. 흐트러진 모습이 거의 한 달 이상을 갔다. 


 어쩌면 돌아온 두통이 멈춘 운동 덕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컨디션만 허락한다면 곧장 걷기부터 다시 시작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오늘 밤 걸었다. 다만 20분이었지만 중요한 건 '했다는 것'이었다.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게 몸이 준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여기지 않기를.'


고통의 신호가 날 다시금 깨운 것이다.







#글로성장연구소#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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