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뱀과 매의 창세기

by 박규동

1. 솔로몬


작열하는 태양에 닿을 듯한 첨탑.


은빛 갑옷 위로 갈색 머리칼을 흩날리며, 솔로몬은 자신의 고향이자 전장인 우르고스를 내려다보았다. 정교하게 건축된 도시의 건물들, 시장, 그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 도시의 풍경을 가르는 이질적인 석탑, 그 상층부 난간에 기댄 솔로몬은 거칠게 수염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의 부관, 벽안의 금발 청년 조슈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령관님, 오늘은 이만 돌아가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솔로몬은 침묵했다. 아직 서른을 채우지 못한 조슈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불안에 다리를 떨었다. 솔로몬은 갑옷을 풀어 조슈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기필코 황제를 알현할 것이다. 신의 멱살이라도 잡고 따지겠어. 우르고스의 백성들이 개죽음당하게 둘 순 없다고.”


솔로몬은 매의 문양이 새겨진 검과 방패를 조슈아에게 던지듯 맡겼다. 조슈아는 탑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 사령관의 뒷모습을 불안하게 응시했다.


“허리춤의 단검도... 반납하셔야 합니다.”


조슈아의 목소리는 허공에 흩어졌다.


균열이 가고 먼지가 켜켜이 쌓인 계단을 오르는 솔로몬의 발걸음은 쇳덩이처럼 무거웠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람은 거세졌다. 평생을 전장에서 구른 그였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은 숨을 턱밑까지 차오르게 했다.


거칠던 벽이 매끄러운 대리석으로 바뀌고 실내의 공기가 달라지자, 솔로몬은 직감했다. 황제의 성역이 머지않았음을. 그러나 우르고스의 그 누구도 대주교의 허락 없이는 황제의 층을 밟을 수 없었다. 탑의 최상층, 그 바로 아래층 계단에 주저앉은 솔로몬은 가쁜 숨을 골랐다. 이윽고 황제의 침소에서 걸어나오는 대주교, 자줏빛 로브를 두른 백발의 노인은 환한 미소로 그를 맞았다. 하지만 솔로몬은 의례적인 인사조차 생략한 채 본론을 꺼냈다.


“황제를 뵈어야겠습니다.”


“황제는 신의 현현이자 살아있는 율법이야. 오직 그분만이 신의 목소리를 듣지. 황제에게 말을 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나라는 걸, 자네도 알지 않나.”


“황제는 이 땅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겁니까? 동쪽의 명왕이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그는 북쪽의 철학자들을 도살할 겁니다. 그다음 순서가 어디인지는 주교님도 아시잖습니까.”


“나는 그저 황제의 뜻을 전달하는 도구일 뿐이네. 일개 대변인이 무엇을 할 수 있겠나.”


“그렇다면 황제에게 전하십시오. 동쪽의 뱀이 우르고스를 잿더미로 만들 테니, 그때도 탑 꼭대기에 앉아 신과 한가로이 잡담이나 나누시라고.”


“솔로몬, 이곳까지 와서 기어이 불경을 저질러야겠나? 신앙은 어디있나?”


주교의 시선이 솔로몬의 몸에 새겨진 흉터들을 훑었다. 개중 심장 부근에 자리한 가장 짙은 흉터에 눈길이 머물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네가 그래선 안 되지.”



주교의 나직한 말에 솔로몬의 기억이 과거로 곤두박질쳤다.



평범한 석공의 아들, 이름 없는 병졸에 불과했던 솔로몬. 첫 전투는 그에게 신앙이라는 낙인을 찍어주었다. 우르고스의 남쪽 해변, 그곳에서 그는 보았다. 수평선 너머에서 태양이 솟아오르듯, 화염에 휩싸인 선단이 해변을 향해 쇄도하는 광경을.


매의 문양이 새겨진 방패 뒤에 숨어 우르고스의 병사들은 화살을 퍼부었다. 그러나 불타는 배들은 기어이 해변에 처박혔고, 배 안에서 쏟아져 나온 야만인들은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화상으로 일그러진 피부, 성한 구석이라곤 없는 몸뚱이로 야만인들은 곡도를 휘둘렀다. 솔로몬은 목격했다. 어젯밤 농담을 주고받던 전우의 머리가 곡도 한 번에 해변에 떨어졌다.


모래늪에 발이 묶인 듯 꼼짝할 수 없었다. 사방에서 튀는 피와 살점, 작열하는 화염 속에서 그는 숨도 쉬지 않고 서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숨만 죽이고 있으면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리라.


그때, 처음으로 적과 눈이 마주쳤다.


거구의 몸을 붕대로 감은 야만인. 붕대 틈새로 번득이는 눈광이 솔로몬을 꿰뚫었다. 야만인은 불붙은 창을 쥐고 돌진해왔다. 등 뒤의 방패로 손을 뻗으려던 찰나, 그는 자신의 가슴을 관통한 창날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전장의 시간은 다르게 흘렀다.


창에 꿰뚫린 채 해변의 모래톱에 처박힌 솔로몬은, 역설적이게도 안식을 느꼈다. 귓가를 찢는 비명과 비린 피 냄새, 살을 태우는 열기 속에서도 그는 기이한 평온에 잠겼다.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덧없고 무가치한 생이었다.


소음이 소거된 암흑의 한가운데, 한 줄기 빛이 솔로몬을 비췄다. 그 빛 속에 거대한 매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솔로몬은 홀린 듯 매의 깃털을 어루만졌다. 고향에 돌아온 듯한 아늑함에 미소가 번졌다. 매가 솔로몬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나의 아들, 내가 너를 다시 데리러 오겠다. 일어나라.”


눈을 떴을 때,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자줏빛 로브를 입은 노인이었다. 노인은 솔로몬의 소생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 목소리가 꿈속 매의 울림과 같았기에, 솔로몬은 신의 존재를 의심할 수 없었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천막 안의 병자들과 시체들을 둘러보던 그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뜨고 며칠 뒤, 솔로몬은 주교의 곁에서 군중의 환호를 듣고 있었다. 주교는 그의 목에 매의 형상을 한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군중이 그를 영웅이라 칭송할 때마다, 솔로몬은 치욕만을 느낄 뿐이었다. 검 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꿰뚫린 패잔병. 수치심은 그를 단련시켰다.


이후 수십 번의 전투, 언제나 선봉에 섰던 솔로몬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수치스러운 삶을 씻어내기 위해, 오히려 전장에서의 죽음을 갈구했다. 야만의 숲, 명왕의 군세와 맞붙은 북쪽 대륙. 그의 검은 무뎌지지 않았고, 그는 그것을 죽음의 문턱에서 마주한 신의 가호라 믿었다.


하지만 조슈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올라온 이 높은 탑 위에서, 그의 신앙은 다시금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주교를 몰아붙였다.


“적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다리를 잇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숨통을 끊어놓기 위해서. 주교님께선 제가 뭘 하길 바라십니까.”


“황제의 명을 거역하고 독단으로 전쟁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건가?”


“그래서 찾아온 것 아닙니까. 황제의 명을 얻으려고.”


“설령 그들이 다리를 완성한다 한들, 저 폭풍의 바다는 건너지 못할 걸세.”


“야만인들조차 하찮은 바다를 건너 이곳에 창을 꽂습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 바다가 우리를 지켜줄 거라 믿으십니까?”


“레비아탄. 신의 권속인 레비아탄이 우리를 수호하고 있네. 그 거수는 심해에서 이교도의 함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전설 속의 괴수가 우릴 지켜준다는 신화에 시민들의 목숨을 걸 순 없습니다.”


“전설? 자네는 신을 만나지 않았나.”


솔로몬은 긴 한숨을 내쉬며 주교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주교 역시 그가 꺼낼 말의 무게를 짐작했다. 주교는 시종들을 돌려보낸 후, 솔로몬을 이끌고 탑의 난간으로 향했다.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가 두 사람의 대화를 숨겨주었다. 솔로몬은 멀리 북쪽의 설산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제가 철학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군함으로는 북해의 폭풍을 뚫지 못해.”


“소형 선박으로, 저와 부관 단둘이서만 가겠습니다.”


“가서 어쩔 셈인가?”


“설득할 겁니다. 스스로를 지키라고.”


“그들은 경전을 읽고 명상하는 은둔자들일세. 군인이 아니야.”


“평생을 설산에서 나고 자란 이들입니다. 지형을 활용한다면 승산은 있습니다.”


“전쟁을 지연시킬 수는 있겠군. 그들을 만난 뒤엔 돌아올 텐가?”


“동쪽으로 가겠습니다.”


“명국을 말하는 건가?”


“명왕과 담판을 지어 시간을 더 벌어보겠습니다. 그사이 소수 정예병을 조금씩 북쪽 설산으로 투입하면 됩니다.”


“자네가 사명왕의 성채에 제 발로 걸어들어가서, 과연 몇 분이나 목숨을 부지할 것 같나?”


“사신을 명분 없이 베진 않을 겁니다.”


“그들에게 명분이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자네가 더 잘 알 텐데.”


“제가 죽더라도, 시간은 벌 수 있습니다.”


주교는 난간 아래 까마득한 지상을 내려다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죽음을 향해 질주하는 솔로몬을 멈춰 세우기에 그는 늙고 지쳐 있었다. 솔로몬은 주교의 침묵을 동의로 받아들였다.


주교의 굽은 등을 가볍게 두드린 후, 그는 미련 없이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낡고 먼지 쌓인 돌계단을 밟는 소리가 울려 퍼질 때쯤, 부관 조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제를 알현하셨습니까?”


솔로몬은 조슈아에게서 갑주와 무기를 받아 챙기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여행을 갈 것이다. 내일 정오다. 늦지 마라.”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휴가를 떠난다. 북쪽으로.”



탑을 빠져나온 솔로몬은 모래 먼지가 흩날리는 거리를 가로질러 집을 향했다. 그는 시장에서 과일을 사 거리의 아이들에게 쥐여주었다. 남은 포도 몇 송이는 병석에 누운 아버지,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늙은 시종을 위한 것이었다.


모래바람을 뚫고 아이들이 집으로 흩어질 무렵, 하늘은 태양을 거두고 달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 끝, 솔로몬은 영웅의 명성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초라한 집 앞에 당도했다. 문밖에 나와 서성이는 시종의 모습. 솔로몬의 등줄기로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가 다가가자 시종이 고개를 숙였다.


“오늘 의사가 다녀갔습니다.”


“그래.”


“이번 달을... 넘기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부탁을 하나만 하지.”


“예. 무엇이든.”


“내일 출정을 떠날 걸세. 아버지의 장례를 부탁하네.”


“한 달은, 아니 아버님의 마지막은 곁에 계셔주실 수 없습니까.”


“북쪽의 바다가 얼기 전에 가야 해.”


“한 나라의 영웅이 본인 아버지의 장례도 지킬 수 없다는 말입니까.”


“...부탁하네.”


솔로몬은 시종의 품에 포도를 안겨주었다. 시종이 물러가자, 그는 낡아 비틀린 나무 문을 열었다. 삐걱거리는 경첩 소리가 요란하게 정적을 깼다.


방 안으로 들어선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병든 아버지 곁에 주저앉았다. 평생 돌을 깎아온 석공. 돌가루가 쌓인 폐로 서서히 굳어가던 무명의 사내. 그는 아들에게 돌을 다루는 법 대신 겸손과 용기를 가르쳤다. 말의 무게와 친절의 힘을 유산으로 남겼으니, 그 초라한 사내의 아들은 제국의 영웅이 되었다.


솔로몬은 아버지 머리맡의 촛불을 끈 뒤 자리에 누웠다. 어둠 속에 잡념이 꼬리를 물었다. 내 삶에 남은 자는 누구인가. 가정도 이루지도 못한 채 전장을 떠돌았기에, 고독은 날카로운 무기가 되었다. 나의 죽음에 눈물 흘릴 이가 있는가. 솔로몬은 단 한 명의 얼굴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러니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이번 출정에서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날이 밝자 솔로몬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향해 기도를 올린 후, 검과 갑옷을 챙겼다. 해변에서 기다릴 조슈아를 떠올렸다. 지체하고 싶진 않았으나, 솔로몬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고향의 풍경을 눈에 담고 싶었다.


시장이 들어선 광장, 그 중앙에 우뚝 선 매의 석상,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겸손한 집들. 모두 그의 아버지와 같은 남자들이 피땀으로 쌓아 올린 흔적들이었다. 모래바람에 펄럭이는 시장의 천막에, 솔로몬의 뇌리에 불타오르는 마을의 환영이 겹쳐졌다. 그제야 해변을 향한 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풀과 나무가 사라지고 발밑에 모래가 밟히기 시작할 무렵, 멀리 해변에 서 있는 부관 조슈아가 보였다. 그의 등 뒤에는 초라한 목선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햇살에 눈을 찌푸리며 다가오는 솔로몬을 향해, 조슈아는 기다렸다는 듯 불평을 쏟아냈다. 솔로몬이 배 위로 방패와 검을 던져 넣는 순간이었다.


“여기 백 살은 되어 보이는 뱃사공을 보십시오. 게다가 이렇게 작은 배가 바다의 폭풍을 견딜 수는 있는 겁니까? 바다의 짐승이 우리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미신은 믿지 말아라, 조슈아. 바다의 중앙로 향하지 않으니 폭풍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노인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 묵묵히 태양을 향해 노를 저어 돛을 올렸다.



동쪽의 제국, 명국 또한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남쪽 소각의 숲에서 올라오는 야만인들은 우르고스뿐만 아니라 명국에게도 골치 아픈 재앙이었다. 두 나라 모두 야만인의 침략을 굳건히 막아냈지만, 명백한 차이점이라면 명국은 적에게 그 어떠한 자비도 베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명국 남쪽 해안선, 뱀 문양이 새겨진 갑주 위에 붉은 천을 두른 병사들이 바다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중앙, 말 위에 올라탄 두 남자가 있었다. 사명왕의 두 아들이었다.


첫째, 사혈. 거대한 체구에 다부진 몸을 가진 그는 군인들이 칭송하는 호걸이자, 왕권에 가장 근접한 무인이었다. 그의 곁을 지키는 둘째 사손. 작은 키는 아니나, 장군이라 부르기엔 왜소했다. 형이 아버지의 강단을 물려받았다면, 동생은 아버지의 창백한 피부와 뱀처럼 마른 근육을 이어받았다. 그들에게 무력은 통치나 생존의 수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교이자, 예술이었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의 적갈색 머리카락과 노란 눈동자를 지녔으니, 뿜어져 나오는 위세는 그들이 명왕의 핏줄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해안으로 쇄도하는 불타는 선박들을 보며, 사혈은 자신의 도끼창 날 위로 술을 붓기 시작했다. 제 키만큼이나 거대한 흉기에 술을 적시는 형의 기행을 보며, 동생 사손이 의아한 듯 물었다.


“아까운 술을 왜 그렇게 버립니까?”


“나눠 먹는 거다.”


사혈은 웃음을 터뜨리며 해안을 향해 말을 박찼다. 거대한 도끼창과 장군 사혈의 육중한 무게를 견디며 말은 호전적으로 모래밭을 질주했다. 파도가 말발굽을 적실 즈음, 사혈은 배에서 쏟아져 나오는 야만인들을 기다렸다.


굽은 등에 화상으로 뒤덮인 괴인들이 사혈을 향해 달려들었다. 사혈이 도끼창을 한 번 휘두르자, 야만인들은 해변의 모래를 밟아보기도 전에 목이 떨어져 나갔다. 허공에 피의 궤적이 그려졌다.


곧이어 명국의 자랑인 화포가 해안가에 작열하며 굉음을 토해냈다. 그 신호와 함께 사손과 병사들이 적진을 향해 돌격했다. 말에서 내린 사손이 장검을 뽑아 들었다. 검날이 허공을 가르는 궤적은 흡사 춤사위 같았다. 살육의 무도회였다.


끝도 없이 밀려오던 야만인들은 결국 뱃머리를 돌려 퇴각하기 시작했다. 전투가 끝난 해변, 사혈은 야만인들의 시체를 하나하나 창에 꽂아 전리품처럼 전시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얕은 파도가 피에 젖은 모래를 쓸어 내렸다. 사손은 형의 야만적인 잔혹함에 헛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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