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페에서 겪은 미스터리.

by 박규동

몇 주전에 카페에서 목격한 미스터리.

아직도 풀지 못한 퍼즐.


카페에 글을 쓰러 갔는데 옆자리에 중년 여성 2 젊은 여성 2 청년 1 중년 남성 1 이렇게 총 여섯이 앉아 있었다.


처음엔 저들이 대체 무슨 관계일까 궁금했지만 젊은 남자에게 취업은 어떻게 되어가냐 등을 묻는 걸 봐서는 친척 관계일 거라고 생각했다.


취업에 관한 질문을 받는 남자가 불쌍하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그들은 미국 여행 얘기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스터리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젊은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너 1부터 5까지 셀 수 있냐?'

라고 물었다.


나는 저게 도대체 무슨 질문이지? 1부터 5까지 셀 수 있냐니? 질문을 들은 여성은 셀 수 있다고 답했고 질문을 던진 여자는 '너 똑똑한 년이었네?'라는 말을 건넸다.


슬슬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궁금해져서 귀를 막고 있던 이어폰을 뺐다.

이때 중년의 남자가 던진 말은 대화를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밀어 넣었다.


'10까지는 천천히 생각하면 가능. 근데 300에서 500은 확실히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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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아, 여행 얘기를 했으니까 영어로 숫자 세는 걸 얘기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내 생각을 읽고 있기라도 한 듯 퍼즐을 한번 더 뒤섞는다.


'오히려 영어로 세는 건 더 쉽다?'


그래. 그러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얘기를 하는 건가? 그런데 다른 나라 얘기는 하나도 안 나왔는데?

여행도 미국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장난을 하고 있던 건 분명 아니었다.


그들은 진지했다.


'셀 수는 있어. 일흔 하나... 일흔 둘.. 그러나 언제 팔십이 오는지... 아니면 다시 일흔이 오는지 모르는 게 문제야.. 내가 제대로 숫자를 세고 있는지 난 모르는데 어떻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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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수학자들의 고민 속에서 중년의 남자가 유레카라도 외치는 듯이 좋은 방법을 제안했다.


'녹음해서 a.i에게 들려주고 내가 제대로 숫자를 세고 있는지 알려 달라고 하면 어떨까?'


난 그들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방법이라고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혹시 마흔, 쉰, 예순, 이렇게 세는 방법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던 걸까?

아니지, 그러면 애초에 1부터 5까지 셀 수 있냐고 묻지 않았겠지.

1부터 10까지는 천천히 생각하면 가능하다고....

그럼 왜 100에서 200은 건너뛰고 300에서 500은 확실히 힘들다고 한 거지?

어쩌면 그들이 한국말에 나보다 유창하고, 나보다 더 한국인 같이 생겼지만 사실은 외국인이고 한국어로 숫자를 세는 걸 얘기하고 있던 걸까?

그들의 취업 얘기를 듣고 있었을 때 외국인이 아님은 분명히 알 수 있었는데...

아니면 스페인어, 불어 등으로 숫자를 세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던 걸까?

그런데 그들은 미국 여행 얘기를 하고 있었고 다른 나라 얘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미친 미스터리. 헬레이저 퍼즐. 답은 아직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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