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way 상용화가 가져올 변화

Agent 운영체제의 탄생, Conway가 흔들 산업, 조직, 사고방식

by 씨알

들어가며 — Conway란 무엇인가

2026년 3월 말, Anthropic에서 한 건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Claude Code의 전체 소스코드(약 50만 줄에 달하는 TypeScript 코드)가 릴리스 패키징 과정의 실수로 외부에 공개된 것입니다.

Anthropic은 이를 보안 침해가 아닌 인적 오류로 해명했지만, 유출된 코드 안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44개의 숨겨진 기능 플래그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바로 Conway라는 코드명의 프로젝트였습니다.


기술 매체 Testing Catalog가 4월 1일 처음 보도한 이후, Bloomberg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정보를 다루면서 Conway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내부 테스트 단계의 프로젝트이지만, 코드 분석과 인터페이스 흔적을 통해 Anthropic이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Conway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Claude를 "대화창에 사는 챗봇"에서 "시스템에 상주하며 스스로 깨어나는 상시 가동 에이전트"로 바꾸는 프로젝트.


지금까지 Claude를 비롯한 모든 주요 AI는 사용자가 말을 걸어야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였습니다.

대화창을 닫으면 AI는 사라지고, 다음 대화는 백지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Conway는 이 전제를 무너뜨립니다.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Conway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갖습니다.


독립된 작업 공간. 기존 채팅창에 종속되지 않고, 별도의 사이드바와 "Conway 인스턴스"라 불리는 전용 웹 페이지에서 동작합니다.

채팅이 아니라 작업장입니다.

웹훅 기반 자동 기동. 외부 서비스가 공개 URL을 호출하면 Conway가 깨어나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메일이 도착하면, GitHub에 새 PR이 올라오면, 특정 데이터가 업데이트되면 — 사람의 지시 없이 외부 이벤트가 트리거가 됩니다.


브라우저 직접 조작. Chrome과 직접 연동되어 웹페이지를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양식을 작성합니다.

"검색 결과를 알려달라"가 아니라 "직접 검색해서 처리한다"는 차이입니다.


Claude Code 통합. 코드 작성과 실행이 같은 환경 안에서 이뤄집니다.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스크립트를 짜고 돌립니다.


확장 생태계(.cnw.zip). Anthropic은 새로운 확장 패키지 표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드파티 개발자가 커스텀 도구, UI 탭, 컨텍스트 핸들러를 만들어 Conway에 꽂을 수 있습니다.

iOS의 앱스토어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커넥터와 알림. Chrome, Claude Code, 외부 API를 하나로 묶어 통합 운영하고, 작업 결과를 사용자에게 능동적으로 알립니다.


이 조합의 의미는 단순히 "더 똑똑한 챗봇"이 아닙니다.

Anthropic은 이미 두 개의 주력 제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발자용 Claude Code와 비개발자 사무직을 위한 Cowork입니다.

Conway는 이 두 제품을 잇는 세 번째 층(사용자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을 때도 작동하는 상시 가동 레이어)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Anthropic이 단순한 AI 회사가 아니라 "AI 에이전트용 운영체제"가 되려 한다고 해석합니다.


물론 Conway는 아직 실제 출시 여부, 가격, 접근성, 최종 형태가 모두 미정입니다.

내부 테스트 단계의 기능 플래그이므로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Anthropic뿐 아니라 OpenAI와 Google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Conway가 출시되느냐"보다 "이 방향의 첫 번째 메이저 제품이 무엇이 될 것이냐"가 더 정확한 질문입니다.

이제 Conway가(또는 그와 유사한 상시 가동 에이전트가) 실제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고 가정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층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AI와 인간 관계의 근본적 전환 — 수동에서 능동으로

지금까지의 AI는 "묻는 자와 답하는 자" 구조였습니다.

사용자가 질문을 던져야 AI가 반응하고, 대화창을 닫으면 AI는 사라집니다. 기억도, 자발적 행동도 없습니다.

Conway는 이 구조를 뒤집습니다. 시스템에 상주하면서 외부 이벤트(이메일 수신, 캘린더 알림, 웹훅 호출, 파일 업데이트)에 반응해 스스로 깨어납니다.

사용자가 잠든 새벽에도 작동하고, 스스로 판단해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이것은 "도구로서의 AI"에서 "동료로서의 AI"로 넘어가는 분기점입니다.

망치는 내려놓으면 움직이지 않지만, 동료는 내가 퇴근한 뒤에도 자기 일을 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기능 개선이 아니라 인간이 AI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바꿉니다.

심리적 변화도 따라옵니다.

"내가 쓰는 도구"와 "나 대신 일하는 존재"는 전혀 다른 감정을 유발합니다.

전자는 편리함을, 후자는 안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만듭니다.

잘 작동할 때는 든든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편함도 생깁니다.


2. 일하는 방식의 변화 — 실행자에서 감독자로

아침 풍경을 떠올려 봅시다.

지금은 출근해서 이메일을 열고, 밤사이 쌓인 일을 확인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나씩 처리합니다.


Conway 이후의 아침은 다릅니다.

출근했을 때 에이전트가 이미 밤새 해 둔 일이 쌓여 있습니다.

경쟁사 뉴스 요약, 주요 이메일 초안 답장, 회의 안건 정리, 리서치 자료 수집. 사용자의 역할은 "직접 하는 것"에서 "검토하고 승인하는 것"으로 이동합니다.


이 전환은 두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병목이 바뀝니다. 지금 지식노동의 병목은 정보 처리 속도입니다.

보고서를 쓰는 데 걸리는 시간, 이메일에 답하는 시간, 자료를 정리하는 시간. Conway 이후의 병목은 "판단과 승인의 속도"로 옮겨갑니다.

결과물의 양은 많아지지만, 사람이 그것을 검토하고 책임지는 속도가 전체 작업의 상한을 결정합니다.


둘째, 중요한 스킬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잘나가는 지식노동자는 "빨리 많이 처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무엇을 맡길지 잘 결정하고, 결과물의 품질을 빠르게 판단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중간관리자의 스킬(위임, 검토, 피드백)이 다시 중요해진다는 뜻입니다.

흥미롭게도, AI가 실무자를 대체할수록 관리 역량의 가치는 올라갑니다.


셋째, 초급 일자리의 성격이 변합니다. 주니어가 전통적으로 맡던 업무(자료 조사, 1차 드래프트, 데이터 정리, 스케줄링 등)가 에이전트에 흡수됩니다.

이건 단기 효율 관점에서는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 "주니어를 뽑지 않으면 10년 후 시니어가 없다"는 인재 파이프라인 문제를 만듭니다.

많은 기업이 이 딜레마를 알면서도 단기 비용 절감의 유혹을 이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3. 소프트웨어 산업의 재편

Conway의 구조는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플랫폼입니다.

Chrome 연동, Claude Code 실행, 웹훅 트리거, .cnw.zip 확장 포맷. 이 조합은 "에이전트용 운영체제"에 가깝습니다.

iOS가 스마트폰 앱 생태계의 기반이 된 것처럼, Conway는 에이전트 생태계의 기반이 되려 합니다.


이 변화는 업계를 세 층으로 가릅니다.

흡수되는 층. 브라우저 자동화 단일 기능 제품, "AI 비서" 앱, 웹훅 기반 단순 오케스트레이션 도구. 이들은 Conway의 기본 기능과 정면충돌하므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워집니다.

과거 iOS가 손전등 앱, QR 스캐너, 배터리 모니터를 흡수한 것과 같은 패턴입니다.


재정의되는 층. 노션, 슬랙, 세일즈포스 같은 수직 SaaS. 이들은 축적된 데이터와 사용자 습관 덕분에 즉시 사라지지는 않지만, 두 가지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Conway가 자기 플랫폼에 들어와 데이터를 다루도록 허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체 에이전트를 만들어 방어할 것인가. 결과적으로 플랫폼 간 에이전트 경쟁이 벌어집니다.


새로 생겨나는 층. 에이전트 생태계가 본격화되면 새로운 유형의 회사들이 등장합니다.

- 에이전트 감시·거버넌스 인프라: 상시 가동 에이전트가 수백만 개 돌면 접근 권한 관리, 감사 추적, 비용 모 니터링, 행동 로깅이 필수가 됩니다. "에이전트판 Datadog, 에이전트판 Okta"에 해당하는 새로운 카테고리입니다.

- 확장 스튜디오: .cnw.zip 같은 확장 포맷이 표준이 되면, 특정 직무·산업에 특화된 확장을 만드는 개발자와 스튜디오가 나옵니다. 초창기 iOS 앱스토어의 폭발적 성장과 유사한 양상이 예상됩니다.

-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 래퍼: Conway를 기반으로 특정 업종의 규제·관행에 맞춰 재포장한 제품들이 생깁니다.


4. 기업 운영과 예산의 재분류

조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 지출이 어느 계정에 들어가는가입니다.

지금까지 AI 도구는 IT 예산이나 생산성 소프트웨어 항목이었습니다.

월 구독료 수준의 고정비로 처리됐습니다.

상시 가동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여러 인스턴스를 돌리고, 각각이 실제 업무를 수행합니다.

이 순간 AI는 SaaS가 아니라 디지털 인력에 가까워집니다.


"리서치 애널리스트를 한 명 더 뽑을까, Conway 인스턴스 10개를 돌릴까"라는 질문이 실제 예산 회의에서 등장합니다.

이때 AI 지출은 소프트웨어 구독이 아니라 인건비 대체재로 재분류됩니다.

회계 항목이 달라지면 CFO의 관점, 이사회의 관심, 규제 당국의 시각도 모두 달라집니다.


조직도 자체도 변합니다.

주니어층이 얇아지고, 시니어는 더 많은 에이전트를 "감독"하는 역할로 이동합니다.

1인당 생산성 지표가 극적으로 올라가지만, 동시에 조직의 학습 곡선과 지식 전수 구조가 흔들립니다.


5. 규제와 책임 소재의 공백

여기가 가장 복잡하고, 상용화 속도를 실제로 결정할 변수입니다.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지시 없이 이메일을 보내고, 결제를 승인하고, 외부 서비스를 호출하면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사용자? Anthropic? 확장 제작자? 웹훅을 쏜 외부 시스템? 현재 법은 "AI를 도구로 쓴 사람이 책임진다"는 전제에 서 있지만, 상시 가동 자율 에이전트는 이 전제와 충돌합니다.

구체적으로 예상되는 쟁점들입니다.


개인정보. 에이전트가 이메일을 읽고, 캘린더를 보고, 브라우저를 조작한다는 건 개인정보 처리 범위가 극적으로 넓어진다는 뜻입니다.

현재의 동의 구조("이 앱이 연락처에 접근하는 것에 동의합니다")는 무너집니다. 동의의 단위와 철회 방식 자체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금융 거래.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결제하거나 계약에 서명하는 행위의 법적 효력, 취소 가능성, 사기 판단 기준이 새로 정의돼야 합니다.


EU AI Act. 이미 고위험 AI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고, 상시 가동 자율 에이전트는 거의 확실히 고위험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EU에서는 Conway의 일부 기능이 제한되거나 강한 조건부로만 제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가별 로컬 규제.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 일본의 금융 규제, 미국 각 주의 고용법 등. Anthropic은 글로벌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므로 모든 국가의 세부 규제에 맞춤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이 틈에서 로컬 컴플라이언스 랩퍼 시장이 생깁니다.


6. 보안과 신뢰의 새로운 문제

상시 가동 에이전트는 새로운 공격 표면을 만듭니다.


프롬프트 인젝션의 확장. 이메일, 웹페이지, 외부 웹훅 어디든 악성 지시를 심을 수 있습니다.

공격자가 사용자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내는 것만으로 에이전트가 회사 데이터를 유출하도록 유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됩니다.

지금의 스팸 필터 수준으로는 막을 수 없는 종류의 공격입니다.


실수의 규모. 사람은 실수해도 한 번에 한 건입니다.

에이전트는 밤새 수백 건의 실수를 누적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 하나를 잘못 보내는 게 아니라, 비슷한 오해로 수백 명에게 잘못된 답장을 보내는 일이 가능합니다.

오류의 복구 비용이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큽니다.


감사 가능성. 에이전트가 내린 결정의 근거를 추적하고 재현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금융·의료·법률처럼 사후 감사가 의무인 영역에서 이건 도입의 큰 장벽입니다.


7. 사회·문화적 차원 — 사고의 균질화

가장 덜 주목받지만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변화입니다.

상시 가동 에이전트가 대중화되면, 수많은 사람이 아침마다 같은 기반 모델이 요약한 뉴스를 읽고, 같은 모델이 초안한 답장을 승인하고, 같은 모델이 정리한 회의 안건으로 회의를 시작합니다.

개인의 정보 처리가 단일 모델의 해석 필터를 통과하게 됩니다.


이건 Anthropic의 의도가 아니라 사용 패턴의 자연스러운 귀결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집단 인식의 수렴, 즉 사고의 균질화입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정보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점점 비슷한 요약본을 공유하게 됩니다.

중앙값으로의 회귀, 소수 견해의 소멸, 확증 편향의 강화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는 "지식 붕괴(Knowledge Collapse)" 우려가 여기서 구체화됩니다.

AI가 우리의 사고를 대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분포를 평탄화한다는 문제입니다.

이것은 개인 차원에서 체감하기 어렵지만, 사회 전체 차원에서는 언론·교육·민주주의의 토대를 흔들 수 있는 변화입니다.


8. 시간표 — 변화는 동시에 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년 이내. 얼리어답터 개인 사용자와 일부 테크 기업의 시범 도입. 일반 대중의 체감은 크지 않습니다.

언론 보도와 초기 사용 후기가 주를 이룹니다.


1~3년. 엔터프라이즈 도입이 본격화되고, 경쟁사(OpenAI, Google)의 유사 제품이 나옵니다.

소프트웨어 업계 재편이 시작되고, 규제 논의가 본격화됩니다. 초기 사고와 오남용 사례가 언론을 타며 사회적 논쟁이 커집니다.


3~5년. 조직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고, 인재 파이프라인 문제가 표면화됩니다.

로컬 컴플라이언스 시장이 성숙하고, 에이전트 거버넌스 인프라가 자리 잡습니다.

전통적 SaaS 기업들의 본격적 재정의가 일어납니다.


5년 이상. 교육 시스템, 고용 구조, 사회 제도의 변화가 누적되어 드러납니다.

지식 균질화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며

Conway는 아직 내부 테스트 단계입니다.

출시 여부, 정확한 형태,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상시 가동 에이전트라는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Anthropic만의 길도 아닙니다.

OpenAI, Google, 그리고 다른 주요 AI 회사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Conway가 진짜 나올까"를 묻는 것보다, "내가 속한 산업과 일터가 상시 가동 에이전트의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묻는 편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지만, 3년 뒤 돌아보면 "그때부터 방향이 달라졌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은 전환점이기 때문입니다.


과장도 축소도 아닌,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이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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