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기 몽상(夢想)
자욱한 새벽안개
산자락을 휘감아 돌고
사립문 밖 먼 길은
보일 듯 말 듯 아득하여라.
시선 닿지 않는 어드메쯤
혹시 오고 계시는가
심술궂은 안개가 길을 막아
잠시 쉬고 계시는가
밤은 깊어가고
솔부엉이 구슬픈데
가물거리는 등잔불 흔들림에도
소스라쳐 매무새를 고쳐 잡는
내 마음만 속절없이 애달프구나.
밤새 등불 하나 밝혀두고
쪽진 머리 정갈히 매만지며
경대에 비친 처연(悽然)한
얼굴 마주한다.
오지 않는 임의 발소리
바람결에 섞일까
다시금 귀 기울인다.
내 마음은 벌써
안개 너머 저 언덕을 수없이
넘나드네.
동이 트면 사라질 한 줄기 몽상인가.
하얗게 밤을 지새운 새벽 끝에서
아낙네의 일편단심은
안개꽃으로 피어나
차마 지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