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비가 전하는 못다 한 인사

은하수의 파편들

by 하얀 나비


꽃잎 위로 내려앉은 은하수의 조각들

하얀 날개깃을 세워

그 맑은 생명 하나를 머금는다.


세상의 탁한 숨결일랑

담장 너머로 던져버리고

오직 하늘이 내린 정갈한 이슬로

내 영혼의 허기를 채우려니.


미처 전하지 못하고 떠난

사람들의 영혼을 날개에 싣고

그들의 정원에 날갯짓으로

못다 한 말을 전한다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해

가슴에 고였던 말들이

나비의 가루가 되어 정원 가득

눈처럼 내린다.


“나 잘 있으니 부디 걱정하지 마”


“다른 눈부신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


“사랑했고, 사랑하며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남은 생은 나 없이도 찬란히 보내다

아주 먼 훗날 만나자고”


“고마웠고, 미안했고, 서로를 용서하자고”


티 없이 맑은 몸짓으로

구름 위를 노니는 나비의 생애,

바람조차 시샘하는

가볍고도 고고한 비행을 보라.


날개의 근육이 아니라,

미련을 털어낸 마음의 가벼움과

욕심의 무게를 비워낸 자만이

비로소 가 닿을 수 있는

저 푸른 허공의 끝자락.


아무도 딛지 못한 땅,

오직 투명한 영혼만이

영토를 넓힐 수 있는

고요의 왕국이다.


이제 나는 지상의 중력을 잊었으나,

그대 정원의 꽃 향기 만은 잊지 못해

가끔은 바람의 뒤편에 숨어

그대의 평안을 빌어 주리라.


오늘도 나는 이슬 한 방울에 취해

세상을 발아래 두고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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