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려진 삶과 죽음의 경계

시어머님 치과

by 하얀 나비
딸의 고양이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의 일이다.

시어머님을 치과에 모시고 갔다. 아흔이 넘으셨지만 자기 치아가 몇 개 남아 있어서 관리가 필요했다.

치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친구 부인을 만났다.

몇 개 안 남은 이를 모두 뽑고 틀니를 해야 한다는 말을 딸이 사모님께 설명하고 있었다.

사모님은 시어머님과 남편과 나를 보고 반가워하시며 물으셨다.

"아버님도 안녕하시지?"

딸이 당황하여 얼른 말씀을 드렸다.
"한 달 전에 돌아가셨잖아요."

"아, 그러셨나."

대수롭지 않은 듯 말씀하셨다.
그때는 머리를 갸웃했지만,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후로 얼마 지나고 시어머님도 지인들의 생사여부를 혼동하셔서 자꾸 물어오셨다.

그냥 갑자기 궁금했을뿐 돌아가셨다고 말씀드려도 크게 동요하지 않으셨다.

사는 것이나 죽는 것이나 의미가 없는듯 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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