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길 끝에서

게잡이

by 하얀 나비

아름다운 하늘과

물과 산이

풍경을 이루는 곳


나무로 만들어진

물 위의 길


그 끝자락에

접이식 의자를 펴고

자리를 잡는다.


게틀에 닭다리를

단단히 묶어

미끼를 만든다.


머리가 노란 꼬마가 다가와

투명한 진실을 말해준다.


“닭다리가 맛있는데

왜 닭다리를 안 먹고 힘들게

게를 잡아?”


찔끔한 주위 사람들이

애매한 미소를 보낸다.


게틀을 멀리 던질수록 승산이 크다.

내가 던진

게틀은 멀리 날지 못하고

바로 앞에 떨어진다.


던질 때 내 눈은

먼 곳을 보는데

게틀은 야속하게

발아래 조금 더 가서

떨어진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오랜 침묵 속에 시간이 흐르고

풍경소리에 취할 때쯤

갈매기가 날아와

우리와 눈을 맞춘다


궁금함을 못 이겨

끌어 올려진 게틀 안에는

가져가선 안 되는 작은 게 들과

암컷게만 수북하다.


구속에서 벗어나

물속으로 돌아간 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옆에 노부부가

세개째 큰걸 잡았다.


승부욕에

애꿎은 남편을 흘겨본다.


에이 오늘은 그만 접자.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마음을 먹는데


옆에 백인 노부부가

우리보다 먼저 물건을 챙긴다.


떠나면서 농담을 하며

뭔가를 내민다.


너희는 오늘 저녁을 거르겠구나.

이걸 가져가라”


우리가 그토록 잡으려던

게 한 마리였다.


오늘은 우리가

게를 대신해

노부부의 따뜻한 사랑을 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