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홍수에 빠지다

남편의 숨은 재능

by 하얀 나비
몇년전 눈이온날

사람들은 말을 하고
그 말들은 공중에 흩어져
메아리도 남기지 않고
바로 사라진다

그 말들을 적어 글을 만들면
글은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는 예술작품이 되기도 한다

말은 필터를 거를 시간이 없어
생각 없이 뱉고, 실수도 하지만
글은 고칠 수 있어서 좋다

나의 실수를
나의 속마음을
나의 오해를

나의 무지를

없었던 것으로 지울 수 있다

요즘은 말하듯 빠르게
글을 써 메시지를 보낸다

말과 편지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과거에는 연애편지를 쓰고
바로 보내면 안 되었다.

하루쯤 베게에 숨기고 자야한다

다음날 읽어보면 얼굴이
화끈거려
도저히 못 보낼수도 있으니까

혹시 보냈다면
그녀의 집 앞에 숨어서
우체부를 기다려야 한다

그녀의 손에 넘겨지기 전에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을 읽어보면
모두 다 글을 잘 쓰신다

여러 가지 사연도 있고
독백도 있고
회상도 있고
어려운 지식도 있다
모두 다 나의 스승이 된다

그래서 쉽게 읽기를
멈추지 못한다.

요즘은 작가들의 글을 읽느라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나 때문에
남편이 바빠졌다

김치에 돼지갈비를 넣고

끓였는데 맛이 좋아
호텔 김치찌개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이러다가 숨겨졌던 남편의

요리 재능이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흠~ 남편의 말년운의
방향이 궁금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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