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열공

영어 우등생 되는 쉬운 길

by 하얀 나비
우리집 뒷마당 정원용 양귀비

세계 어디서든 돈을 쓸 때는

그 나라의 언어를

잘 못해도 된다


그들이 어떻게든

통역관을 불러서라도

내가 원하는 걸 대령한다


그러나 돈을 벌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잘해야 된다.

그렇지 못하면

눈치가 백 단쯤은 되어야 한다


그동안 돈을 번 시간보다

쓰는 시간이 많았던 나는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생존영어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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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이름에

알파벳 하나를 잘못 썼다고

딸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그걸 몰라?"


다음에 딸과 미국인 사위를 만났을 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름이 뭐냐고 사위에게

물었다.


사위는 웃기만 하고

한 글자도 말하지 못했다


“거 봐”



얼마 CAKE라는 app을 깔고

주일 공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해지 타이밍을 놓쳐서

치 구독료가 자동으로 결재되어

영어 공부를 열공하게 되었다


공짜라는 미끼에

제대로 걸렸다.


시간마다 알람이 뜨고

나를 호출한다


큰일이다

영어를 강제로

잘하게 생겼다


영어를 잘하면

한국말을 못 할 테고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면

브런치를 못할 테고


내 뇌의 용량을 미리

넓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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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해보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머리속에

문장 하나를 집어넣었더니

단어 개가 빠져나왔다

기억도 주인을 닮아 복잡한

좁은 공간은 못 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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