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았더라면
어릴 적 시골 옆마을
한 집에는 남편이 술만 먹으면
예쁜 부인과 아들을
때린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남편이 낫을 들고 부인을 쫓아와서
이웃집이 숨겨줬다는 얘기도 들렸다.
언젠가는 큰일이 날 거라고
몸서리를 치며 모두들 말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한 번도 똑바로 본 적 없는
옆마을 사는 그 집 오빠가
우리 집에 왔다.
인물이 훤한 얼굴 속에 오빠의
아버지의 얼굴이 숨어 있어 보였다.
부모님도 밭에 나가고
나 혼자 집에 있었다.
오빠는 초점 없는 눈으로
밖을 두리번거리며 곡괭이를
빌리러 왔다고 나에게 말했다.
곡괭이가 어디에 있냐고 물었고
본능적으로 은근히
풍겨지는 불길함과 동시에
농기구 코너로 따라오며
좁혀지는 거리를 깨닫고
아버지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재빨리 빠져나가 달리며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오빠는 가고 없었다
곡괭이를 빌리러 여기까지 온다고?
무더위가 서늘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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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마다 새엄마는
나를 깨웠다
졸린 눈을 비비고 가는 곳은
십리는 걸어가야 하는 교회였다.
교회로 향하는 무리 중에는
어디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가녀리고 예쁜
그 오빠의 엄마도 있었다.
모두들 곱게 차려입고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예배가 끝나면 머리에 기름을
번질 하게 발라 광이 번쩍 나고
까만 안경테의 유리 속
눈빛이 강렬한
목사님이 입구에 서서
교인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아주며
작별 인사를 했다.
우리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새벽을 뚫고
무리 지어 교회로 향했다.
믿음이 없던 나는 눈을 비비며
새엄마를 따라 그냥 다녔다.
그리고 그 사건이 터졌다.
그 오빠의 엄마와 목사님이 사랑에
빠져 애정 행각을 벌인다는 소문이
좁은 시골 마을에 안개처럼
먼저 퍼졌고
모텔에서 목사님 사모님에게 꼬리를
잡히며 소문이 확신으로 바뀌었고
교회는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났다.
새엄마도 더 이상 곱게 차려입고
교회 갈 일이 없어졌고
나도 덕분에 일요일 새벽
꿀잠을 자게 되었다.
그렇게 무서운 남편인데도 부인은
사랑 앞에서는 죽음도 두렵지
않았나 보다.
어쩌면 그녀를 지켜줄 하나님의
일을하시는 목사님한테로
탈출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그 후로 믿음이 약해지신 건지
새엄마는 다시는 교회에
가지 않으셨다.
그 후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내가 서울로 쫓겨나면서 그 일도
머릿속에서 같이 잊혔다.
다행히 그날 아무 일도 없었고
나의 오해였기를 바란다.
엄마와 아들은 피해자일까?
아니면 예비된 가해자일까?
아니면 양쪽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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