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며 여기저기서 소식을 전해준다. 밝은 그들의 웃음 만큼이나 정겨운 시간이 지나갔다. 적막한 불빛 사이로 간간히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 부러움 반, 아쉬움 반의 시간을 채워넣는다. 꾸역꾸역 밥을 먹고, 꾸역꾸역 잠이 들었다. 마흔을 넘어 살아온 시간들이 무색해졌다. 이 생에 태어나 가장 어려운 자격이 있다면 단연코 부모라는 자격이 아닐까?
그러면서 자꾸만 지나온 날들을 뒤돌아 보게 된다.
마흔의 뒤안 길은 그런가 보다.
자식으로써도 아내로써도 부모로써도 나는 완벽하게 빵점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마음을 다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받은게 없는 시간,
내가 더 힘들었다고 생각했으나 더 많이 힘들게 했던 시간,
고생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고생을 덜 해 본 사람처럼 징징거린다.
언제나 부족함 뿐이고,여전히 휘청거리는 시간, 마흔너머다.
상당히 배가 부른 모습이다.
그렇게 나는 부끄러움으로 배를 채운다.
오늘도 이쪽과 저쪽을 오가는 경계에 서서 사람사는 동네를 쳐다본다.
부끄러움을 많이 먹었으면 그만할 때도 되었는데 나는 여전히 글을 쓴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새해 아침부터 밥먹으러 오라고 나를 불러주셨다.
브런치 독자님들이 부르셨다. 라이킷! 라이킷!
알람소리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그래, 아직은 내가 할 일이 남았지!
목숨값으로 남겨주신 이유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를일이다.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위로의 말을 남겨두라고...
내가 아직 살아있는 이유
그렇게 무심하게 글을 쓰고, 무심하게 발행을 해왔다.
고쳐쓰라고, 다듬어 쓰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다. 미안하다. 당신에게...
나는 여전히 외친다. 기울어진 이곳에 사느라고 애를 쓰는 당신!
아니 어쩌면 나에게 해줄 이야기들을 당신덕분에 요긴하게 쓰는 걸수도 있다.
아무도 없지만 지금 여기 내가 있지 않냐고!
당신이 바로 서야 할 시간이라고!
세상 그 어떤 시련이 와도 모진 세월을 당당히 이겨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 뿐이라고
그 걸어 온 시간들 덕분에 더 강해질 수 있는 거라고 외친다.
세상사람들 다 자기 살기 바빠서 아무 관심도 없음을 알기에 당신도 당신 삶에만 관심을 가져달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다.
머물지 말고 나아가라고!
삶이 당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오늘 내가 브런치에 온 이유다.
만약 내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오직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