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은 덜컥 그의 말을 믿어버렸고
나는 그날 살기위해서는 어떤 판단도 내릴수 없을만큼...
절박했다.
절박한만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었고
그 하필 지푸라기가 썪은 동앗줄인줄도 모른채
나는 붙댕기며 절망했어야 했다.
걱정과 근심을 내려 놓으라 하지만
살아내는것이 무섭고 두려운수록
더 무겁게 절망해야 했다.
그거라도 안하면 미칠것만 같았다.
아니, 이미 나는 미쳐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나를 흔드는 것 같아서
더 악을쓰며 버텨야 했고
그럴수록 내안으로의 문들이 하나씩 하나씩
시간의 벽들이 굳게 닫혀질 뿐...
내안의 나도 들어갈 수 없을만큼
겹겹히 닫힌 철문들...
인기척이 없었다.
죽은 시간을 덧댄 흔적은
여기저기 피고름이 쌓이고
악취가 나고,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주인을 버린 내 안의 누군가는
철저하게 그를 외면해버렸다.
그 안에 갇힌 너는 누구란 말인가
주인을 버린 너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바람이 할퀴고간 심장은
수천갈래로 뜯겨 있었다.
그 앙칼진 소리를 입밖으로 꺼내어
그녀석들의 귓전에 쐐기를 박아낸다.
힘겹다는 말이
마치 그의 삶에 훈장처럼 되는것마냥
나는 그래도 되는 것 마냥
삶이 사람이 시킨것 마냥
미워하고, 증오하느라
단 한발자국도 자신을 위해서는
때어본 적없는 불쌍한 인간...
그가 먹은 것은 사랑도 용서도 아닌
미움과 원망의 시간들
그가 낳은 것은
파괴와 죽음 그리고 살인...
자신은 죽어있었고
자신이 아닌것들에게 분노하였다.
시체를 끌고 가는 사람.
오래전 이미 산적이 없었던 아이.
살려낼 이유도
살아야 할 목적도 없었던 아이
울음,을 미끼로 타인의 시간을
아무 감정없이 잘도 삼켜버리는 아이
현실속에 있지도 않은 이 아이를
깨우는 사람,
사람이 있었다.
세상 끝에섰을때
무슨 연유인지 모를 일들이 펼쳐졌다.
육신을 끌고다니는 이를
가만히 어루만져 주는 이가 있었으니...
시간이 멈춰버렸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시간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기에
영혼도 더이상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렇게 뜯어먹던 시간과
그렇게 뜯어먹던 글자의 수많은 파편들을
세상밖으로 던져버리니
살것만 같았다.
묵직했던 갑옷들
그 세계를 정복하려고 눌러썼던 투구들을
도끼로 내리친다.
그만! 너 있는데로 가라!
잘가라! 오랜시간들이여...
다시 만난 새날
오늘
내 인생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니...
삶을 가진이여...
당신의 길은 찬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