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설렜던 건 매일 밤 펼쳐지는 야시장이었다. 시끌벅적한 활기, 코끝을 찌르는 맛있는 냄새, 그리고 달콤한 야식들. 4박 5일 내내 각기 다른 야시장을 정복하겠노라 호기롭게 다짐했다.
나의 야심찬 계획은 바로 무너졌다.
바로 취두부때문이다.
생전 처음 마주한 취두부의 존재감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코끝을 스친 그 냄새는 내 영혼까지 흔들었다.
취두부 냄새에 취해, 4박 내내 하려던 야시장 정복기는 첫날로 막을 내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취두부 때문에 도망치듯 나온 야시장 골목 끝에서 인생 소세지를 만났다. 취두부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진 채로 베어 물었던 소세지는 왜 그리도 맛있었을까.
이게 진짜 여행이라고 느낀다. 예상치 못한 복병에 계획이 뒤틀리고, 그 길 끝에서 뜻밖의 선물을 발견하는 것.
그래서 나는 이 날의 야시장이 이상하게 피하고싶으면서도 좋다.